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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우리시대의 소설 50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6월 초 우리 시대의 소설로 선정된 임철우 작가의 봄날을 몰입해서 읽고 며칠을 상념에 잠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른 열이 나는 몸살을 앓았고 입맛이 없었고 기운이 없어 햇볕을 쬐러 정원에 나가 앉았고 평온한 오후가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https://shop4989.tistory.com/8 임철우님의 장편소설 [봄날]을 이야기 할께요 5권의 두께감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봄날의 첫 페이지를 넘기고 숨가쁘게 읽어 5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부모님 없이 동년배 친구들과 처음으로 놀이동산에서 탓던 롤러코스트를 연상하 shop4989.tistory.com 광주의 10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봄날의 5권을 읽으면서 다시는 관련 도서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음에도 봄날 5권 말미에 계엄군이 전남 도..

구효서 풍경소리입니다.

작가가 결말을 그려놓고 글을 썼다고 단정하고 시작한 읽기였는데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를 즐기는 작가였습니다. 글 쓰는 과정 과정의 자신을 주인공과 함께 흥미롭게 바라보고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차를 두고 깨달음을 얻는 미와! 성불사 사람들, 고양이 상철이, 남자 친구, 그리고 불교적인 색채의 이야기가 서로 맥이 끊기는 이야기 작법으로 유일한 혈육인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혼자 남은 딸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승화시키는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존재의 의미, 자아성찰, 불교 색채가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넓게 표현된 넉넉한 글이었습니다. 풍경소리는 풍경소리일까 바람 소리일까 풍경소리는 풍경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이 묻혀온 별소리일까.... 이곳에서는 누구나 왜라고 묻지 않습니다...

성석제 소설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작가는 통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거창하거나 대단한 사건을 통하지 않고 대중적이지만 소외된 농촌의 삶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농촌 주민들의 삶의 방식과 구성원을 통해 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틀고 풍자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사회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개인을 어떻게 다루고 억누르고 이용하는지를 해학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인과응보나 선악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사회의 시선을 대변한 농촌마을 주민들과 순응하고 반문하지 않는 약자를 바보로 설정하는 방식은 조금 구태의연해 보이지만 어이없이 말도 안 되게 뱉는 말로 약자를 배제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결말은 살아가며 우리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습의 반전이었기에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배수아 작가의 에세이스트의 책상 입니다.

지적이면서 직관적이고 시적이지만 미니멀하지 않게 작가의 삶과 사랑에 관한 견해를 적나라지만 따갑지 않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 작가는 일상을 특별한 화면에 완벽하게 담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할까요 책장을 덮으면서 은밀하게 올라오는 희열감이 느껴지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서두를 읽으면서 포기하거나 지루해하거나 뭐야라는 의문의 감정으로 갈등을 하게 합니다. 평범함을 거부한듯한 작가의 창작의 세계를 고민하면서도 아치 굴곡을 타 내려가듯 읽어 내려갑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많지 않고 글의 흐름도 여백이 많아 보이는데 장소와 시간을 거스르거나 다시 찾아왔을 때 머릿속은 투명하지만 뭔가 복잡하게 가득 차 있습니다. 소설은 공간과 시간을 함께 만지..

김원일 작가 장편소설 마당 깊은 집 입니다.

김원일 작가가 기억 속에 시간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설이었습니다. 기억에 관한 모든 것은 시간에 대해 함께 다룰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난 후 내 몸에 저장된 기억 속 남겨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6.25 이후 혼란한 시대에 남겨진 사람들이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 어쨌거나 살아야 한다는 같은 생각을 갖고 세월을 견뎌야 했습니다. 고향 진영에서 혼자 남아 남의 집 살이를 하던 주인공 길남이 누나를 따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대구 중심부 장관동으로 올라오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시작됩니다. 마당 깊은 집으로 불리는 안채에는 부유한 주인 가족이 살고 아래채에는 가난한 네 가족이 함께 살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집안 대대로 부유하게 살아온 안채 주인 부부는 방직공장과 금은방을..

최은영 소설 쇼코의 미소 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해 우리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극히 조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 끔찍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쇼코의 미소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나도 누군가가 되어 이입되고 인물과 자신을 대칭시켜 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큰 슬픔이 느껴졌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일까를 생각하게 했기에 주저 않을 만큼의 사색보다는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입장 바꾸기를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유에게 쇼코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한국에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학교의 교환학생으로 와서 일주일간 소유의 집에 머물게 된 쇼코, 늘 그렇든 장소와 시간보다 중요한 건 누굴 만났고 어떤 영향을 받..

윤후명 소설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젊은 소설입니다. 역동적이고 복잡한 사건의 전개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나와 정체성을 찾는 내 안의 나가 나란히 이야기를 나누고 성찰하는 단출하지만 강력한 글입니다. 젊은 피를 닮은 주인공 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문학도의 모습이지만 아버지는 법을 공부하여 법학도가 되기를 바라는 집요한 요구를 합니다. 아버지는 변호사지만 무능력했고 사기를 당하는 사업가였고 그로 인한 고충은 모두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우리가 예상하는 고집스럽고 무능한 아버지상을 뒤집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집안의 몰락과 빈곤으로 인한 고통을 아버지의 탓으로 돌리며 원망하는 나의 모습도 특별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주인공 나가 가족과 주변인들과 공존하는 가운데 느끼는 이야기를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몸이 기억하..

2021년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최은미 작가의 여기우리마주

작가가 COVID-19에 대한 시선을 어디에 두었는가를 보고 소설을 볼 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하며 읽었고 나 스스로가 기록하지 못한 것들과 감정에 대한 정리의 결과물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나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음 붙일 곳 없는 낮에 대해서, 눈을 붙여도 잠들 수 없는 밤에 대해서, 남편과 노동을 나누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에너지를 뺏긴 채로 '행복한 아이를 키워내는 다른 여자들'과 편하게 사는 다른 여자들'을 가위눌리듯 떠올리던 것에 대해서. 우리가 서로를 욕심내기 시작한 순간부터 어떻게 다시 고립되어갔는지 , 그 외로웠던 봄에 대한 얘기를." -30P 주인공이 딸 은채를 위해 만들기 시작한 천연비누 제작이 취미에서 직업으로 확장되어 비누공방을 2020년 3월 봄..

우리시대의 소설 17번째 도서 전성태 소설집 늑대

몽골 초원 설정은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독특한 경험이고 신비하기까지 한 설정이지만 이 설정마저도 현실이 내포된 실존적인 글이었습니다. 전성태의 단편 모음집 에는 많은 것들이 들어있습니다. 사회주의, 자본주의, 욕망, 배짱, 금기, 유산, 자유, 사랑, 열망, 파멸, 동성, 간절함, 이데올로기 등등... 설정은 심플하지만 내포하는 주제가 많다 보니 글이 끝나도 상상에서 이야기를 이어 만들게 되는 폭이 넓은 작품세계를 맛보게 됩니다. 전성태 작가의 절제된 문체에 열려있는 시선이 매혹적입니다. 특히 단편소설 중 `늑대`는 격동기 몽골이 배경인 작품입니다. 초반에 화자가 자신의 삶의 변화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변화하는 현실을 다루면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우리의 삶이 어디까지 돌아가..

달려라, 아비 김애란 소설집

이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졌구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독특한 화법과 블랙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문체에 공감하는 사회적 현상과 문제까지 무겁지만 가볍게 넘기려 애쓴 문제의식이 전체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달려라, 아비는 김애란 작가가 20대에 쓴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뒷장에 쓰인 [새로 쓴 작가의 말]에서 추정할 수 있는 나이를 손꼽아 보니 지금은 40대 초반입니다. 20대에 이렇게 창의적으로 글을 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한참을 상상해 보았답니다. 꽤 쿨하고 굉장히 강한 창작자라고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달려라, 아비는 엄마와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와 엄마손에서 성장한 외로움을 대변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꽤나 무거운 주제임이 분명합니다. 엄마와 나는 분리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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