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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우리시대의 소설 50

우리시대의 소설 황석영 장편소설 손님 입니다

이번에 소개된 우리 시대의 소설 황석영 작가의 손님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표지도 우울하고 내용은 더 참담하고... 글을 쓴 작가도 쓰는 내내 너무도 힘들었고 다시는 이런 소설은 쓰지 못할 거라 인터뷰했을 만큼 근대사에 왜곡된 역사와 바닥까지 드러낸 인간을 주제로 풀어낸 깊은 이야기였음에도 다양한 시점의 변화와 은유적인 제목부터 개인적으로는 가장 몰입도가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민담 리얼리즘이라고 말하는 그의 소설 밑바닥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잠겨있는데 작가가 결국에는 슬픔의 원인과 본성을 자각해가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 슬픔은 자신들이 누군지, 시대 배경을 등에 지고 왜 그래야 했는지 정확히 모르는 데서 오는 무지와 광기의 슬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슬픈 감정은 정서적인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장편소설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문화, 차별, 부계혈통, 가부장제도. 남성폭력, 여성문제, 억압과 절제, 페미니즘을 섞어 낸 흥미로운 결말의 소설 공지영 작가의 [무소의 불처럼 혼자서 가라]입니다. 방탈출 놀이처럼 계속되는 문제와 질문으로 풀어가는 게 인생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 알아야 하고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한 공지영 작가는 꽤나 솔직하고 충분한 경험의 작가구나 생각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 봅니다.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물에 너무도 잘 어울리게 적용한 진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인터뷰 내용으로 간단한 줄거리를 읽어 봅니다. 1992년 20대에 결혼해 30대 초반에 접어든 세명의 여성 친구들 혜완은 아이가 두 살에 접어들 무렵 맞벌이를 고집하다가 출근길에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이를 잃은 ..

김연수 소설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책에 구성된 작품 중 [이등박문을, 쏘지 못하다]라는 소설에 '한번 꺼낸 생각이 잘 이어지지 않고 끝이 희미하게 사그라졌다, 말줄임표를 갖다 붙여야만 온전해질 것 같은 문장들이 바람에 날리는 잔설처럼 반짝거리며 일었다가는 이내 사라졌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김연수 작가의 문체적 특징을 짐작할 수 있었고 기존의 소설과는 다른 접근 방식에 있어서 이 작가만이 구사할 수 있는 특별한 영역이 있겠구나 생각되어 다시 집중했습니다. 작가가 특정한 형식과 소재를 쓸때 왜 특정한 형식과 소재를 써야 하는지를 글로 표출해 낼 수 있는 것 자체가 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연수 작가는 그가 의도하는 글이 갖는 자연 그대로의 얼굴색을 표출할 줄 알고 우리를 김연수의 작품 세계로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

아오이가든 편혜영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입니다.

책의 표지와 제목을 먼저 살피면서 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 홍콩에서 사스가 유행하던 시기에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고 알려지면서 격리 조치됐던 아파트 이름이 '아모이 가든'에서 좀 변용해서 공간을 차용한 소설인데요 ,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아파트 내부에서 갇혀서 생활했어요. 그리고 그 전염병에 관한 괴담이 막 떠돌면서 그 괴담이 뉴스 보도를 통해서 전해졌거든요. 근데 그런 양상이 되게 흥미로웠고, 정체불명의 전염병,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현대 문명 자체를 얼마나 빠른 시간에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상태로 바꿔놓는지 그게 좀 보여서 굉장히 좀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그 공간을 상징적인 공간으로 삼아서 소설을 썼습니다 KBS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편혜영 작가의 아오..

김 숨 장편 소설 한 명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성노예 위안부였음을 끝내 밝히지 않고 숨어 사는 한 명이 티브를 통해 다른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에 한 명 밖에는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는 장면입니다. 세상에 남아있는 한 명이 유일한 사람이라는 소식에 "여기 한 명 더 살아 있다" 말하는 93살의 또 하나의 한 명이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역사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소설 형식이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했고 인용한 증언들의 출처는 본문에 미주로 달아두어 더 현실적인 우리네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야기했다고 작가는 쓰고 있습니다. 일본의 태평양 전쟁은 일본 건국 이후 최대의 패배를 안겨준 전쟁으로 전쟁의 피해는 어마어마했지만 복구되었고 산업은 발달되어 부흥기를 맞은 일본에 전쟁의 상처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쟁의 복구도 ..

은희경 장편 소설 새의 선물

책을 읽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많은 분들이 공통적을 생각했을 왜 [새의 선물]일까라는 책 제목이었습니다. 찾아보니 은희경 작가는 작품을 마무리 하고 내용과 동떨어져 보이는 [새의 선물]이란 제목을 정했고 책의 첫페이지에 쟈크 프레베르 [새의 선물] 전문을 같이 실어 주었습니다. 분명한 작가의 의도는 있었겠지만 의도를 해석하는 것도 읽는 이들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고민하는 이 시간도 계산된 시간이었겠구나 생각되어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기분으로 책을 다시 펼쳐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도 작지만 강한 배우가 있듯이 책 [새의 선물]에서도 어리지만 강렬한 주인공 12살 강진희가 있었습니다. 38살의 나이로 회상하듯이 쓴 12살 자신의 모습은 이미 모든것을 다 알아버린 완성된 존재로 ..

깔끔하고 흥미롭고 이상한 이야기 김승옥의 무진기행

무진기행은 굉장히 사적이고 감성 터지는 문체의 글로 색이 없는 세계서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이야기 입니다. 글의 시작은 주인공 윤희중이 처가에서 운영하는 작은 제약회사의 전무로 잠정적으로 확정되어 지면서 잠시 쉬고 오라는 부인의 권유로 고향 무진으로 내려가면서 부터입니다. 무진가는 버스 안에서 1인칭 시점으로 관찰되어 표현되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와 문체의 이야기 감성은 풋풋하기까지 했습니다. '무진에 오기만 하면 내가 하는 생각이란 항상 그렇게 엉뚱한 공상들이었고 뒤죽박죽이었던 것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하지 않았던 엉뚱한 생각을 나는 무진에서는 아무런 부끄럼 없이 거침없이 해내곤 했었던 것이다. 아니 무진에서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쩌고 하는게 아니라 어떤 생각들이 나의 밖에서 제멋대로 이루러진..

방현석 작가의 새벽 출정은 진행 중인 우리 이야기네요

첵 뒷부분 비평란에 정홍수님이 쓰신 내용처럼 '우리는 멀리는 전태일의 죽음으로부터 1980년 5월 광주항쟁과 [노동의새벽]을 생생한 이념으로 하고 있는 '노동문학'의 역사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진행하는 역사성을 감당하면서 노동 현장의 투쟁하는 일상을 그려낸 것이 방현석의 문학이었다'에 공감 하면서 짧은 소설이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넓고 깊이 있는 내용의 소설이 개인적으로 많이 어려워서 차근차근 풀어내 봅니다. 우선 방현석의 창작의 힘은 어디일까 생각해 봅니다. 방현석 작가는 현실, 추억, 아픈기억을 소재로 쓰고 있지만 자기만의 긴장은 내려놓고 실제 이야기 노동자들의 눈물을 잘 닦아주면서 각인된 자본사회의 이야기를 더 인간적으로 쓴 소설이었기에 문학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과 끝이 같..

사람을 대할 때 조금 가볍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던 중 읽게 된 경애의 마음 입니다.

내용의 주제인 마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마음을 닫을때 그 사람과의 상처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상처는 성숙의 과정이고 상처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져 가는거란걸 [경애의 마음] 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책의 구조를 보면 처음에 주인공 경애가 왜 건조하고 회복되지 못한 모습인지, 과거에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원치않는 부서로 발령 나고도 아웃사이더로 버티는 삶을 살게 된거에 대한 이유는 말하지 않습니다. 회사에 팀장과 팀원으로 만난 공상수와 서로의 연결고리 E(은총)에 대해 기억이 교차되고 공감하기 전까지 마음을 닫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경애의 무기력한 모습과 슬픈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해줍니다. 책의 구조는 경애와 상수를 통해 상실과..

윤대녕 작가를 알고 은어낚시통신 을 이해하다

윤대녕 작가가 KBS연중기획 '우리시대의소설 50편'에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윤대녕 작가을 알고 글을 읽는다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듯합니다. 지난글에 푸념처럼 남겼듯이 은어낚시통신을 읽는 내내 난 이유모를 불편함에 소화불량이 걸린듯 끼니가 잘 넘어가지 않는 경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심리상태에 불안함도 느꼈고 계속 살피는 집중력을 가져보는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곰곰히 이유를 찾다보니 첫번째는 개인적으로 윤대녕 작가의 문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구요 두번째 은어낚시통신 외 함께 묶여있는 단편들 전체에 일괄적으로 그려진 어지러운 시간의 순환, 이상과 현실, 인물 내면의 본질의 깊이를 이해하기에 내가 가진 편견과 보이지 않는 장애가 많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윤대녕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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