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중기획 9

백민석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같은 책을 보고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누가 봐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소설이 있다면 이 소설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이성으로는 해석이나 의미 분석이 무의미하겠구나 생각됩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책일 수 있다는 기대도 해봅니다 논리적인 스토리를 짜서 시작된 이야기라기보다는 번뜩이며 든 한두 개의 소재가 아이디어가 되고 힘이 되어 글이 시작됩니다. 글이 진행되면서 복잡해지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어지러운 연결들이 쳅터마다 주제가 되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됩니다. 백민석 작가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보라색 곱하기 회색으로 어두운 명도지만 모든 색채는 빛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면 분명 개성 있는 색깔을 가진 작가임이 분명합니다. 이상한 주인공의 말과 행동 그리고 만화 캐릭터를 이름으로 갖고 있거나..

조해진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로기완을 만났다는 평범한 일상을 지내면서 그 소중함을 깨 닳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큰 행복과 능력이 있더라도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절망의 감정, 슬픔의 감정 등의 아픔으로 밤새 뒤척일지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다양한 모양의 삶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합니다. 글 속의 주인공 '나'는 탈북민 '로기완'의 인터뷰를 보고 사람에 대한 궁금증, 현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이입시키면서 벨기에로 로기완의 행적을 찾아 떠나 글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주인공 '나'는 차분하면서 감정적이고 사랑과 연민으로 고뇌하는 인물로 보입니다. 사랑하지만 실질적인 이별을 하지 못한 재이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알게 되고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시청률을 위해 수술을 미루었다가 ..

윤후명 소설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

젊은 소설입니다. 역동적이고 복잡한 사건의 전개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나와 정체성을 찾는 내 안의 나가 나란히 이야기를 나누고 성찰하는 단출하지만 강력한 글입니다. 젊은 피를 닮은 주인공 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문학도의 모습이지만 아버지는 법을 공부하여 법학도가 되기를 바라는 집요한 요구를 합니다. 아버지는 변호사지만 무능력했고 사기를 당하는 사업가였고 그로 인한 고충은 모두 가족이 감당해야 했던 우리가 예상하는 고집스럽고 무능한 아버지상을 뒤집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집안의 몰락과 빈곤으로 인한 고통을 아버지의 탓으로 돌리며 원망하는 나의 모습도 특별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주인공 나가 가족과 주변인들과 공존하는 가운데 느끼는 이야기를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몸이 기억하..

아오이가든 편혜영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입니다.

책의 표지와 제목을 먼저 살피면서 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 홍콩에서 사스가 유행하던 시기에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고 알려지면서 격리 조치됐던 아파트 이름이 '아모이 가든'에서 좀 변용해서 공간을 차용한 소설인데요 ,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아파트 내부에서 갇혀서 생활했어요. 그리고 그 전염병에 관한 괴담이 막 떠돌면서 그 괴담이 뉴스 보도를 통해서 전해졌거든요. 근데 그런 양상이 되게 흥미로웠고, 정체불명의 전염병,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현대 문명 자체를 얼마나 빠른 시간에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상태로 바꿔놓는지 그게 좀 보여서 굉장히 좀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그 공간을 상징적인 공간으로 삼아서 소설을 썼습니다 KBS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편혜영 작가의 아오..

방현석 작가의 새벽 출정은 진행 중인 우리 이야기네요

첵 뒷부분 비평란에 정홍수님이 쓰신 내용처럼 '우리는 멀리는 전태일의 죽음으로부터 1980년 5월 광주항쟁과 [노동의새벽]을 생생한 이념으로 하고 있는 '노동문학'의 역사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진행하는 역사성을 감당하면서 노동 현장의 투쟁하는 일상을 그려낸 것이 방현석의 문학이었다'에 공감 하면서 짧은 소설이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넓고 깊이 있는 내용의 소설이 개인적으로 많이 어려워서 차근차근 풀어내 봅니다. 우선 방현석의 창작의 힘은 어디일까 생각해 봅니다. 방현석 작가는 현실, 추억, 아픈기억을 소재로 쓰고 있지만 자기만의 긴장은 내려놓고 실제 이야기 노동자들의 눈물을 잘 닦아주면서 각인된 자본사회의 이야기를 더 인간적으로 쓴 소설이었기에 문학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과 끝이 같..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매주 일요일 9시 뉴스로 책을 소개받습니다. 이문열 작가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1980년대 중반의 한국 사회를 초등학교 교실을 빌려 우의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철저하게 우화적인 구도를 가진 소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음, 1980년대 인물과 권력을 여러가지 의미로 나타낸 알레고리를 소설화한 작품이 맞습니다. 소설이 쓰여질 당시 힘 있는 인물들의 권력과 사회의 모순점들을 학교의 한 학급으로 그려냈는데요 무력으로 반을 통치하는 엄석대와 엄석대의 체제에 저항하는 그리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서울 전학생 한병태, 무능력과 나태함을 엄석대의 체제와 바꾼 5학년 담인 선생님 그리고 다른 중요한 주제들과 역할을 모두 비껴가는 반 학생 들은 그 시대 억압에 가려진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전학생 한병태는..

오정희 중국인 거리

kbs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4번째 오정희 작가의 [중국인 거리] 소개 뉴스 기사를 다시 확인하고 읽어 보았습니다. 주인공 9살 소녀 '나'의 이야기는 좁게는 한 가족이 아버지의 일자리를 찾아 항구도시 외곽의 중국인 거리로 이사 오면서 주변 인물과 사건을 살피며 일어나는 이야기지만 넓게 보면 6.25 이후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우리나라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퍼즐 한 조각 같은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6.25 직후를 살아내는 사람들 중 여성이 주변에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내는 모습을 어린 여자아이인 '나'의 눈으로 표현했고 후반부에 가서는 그 아이도 다음 세대 길을 걸을 여성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것이 소명처럼 여겨지는 초조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의 패턴을 이끌어 갈 거냐에..

KBS 연중기획 "우리시대의 소설 50편" 두번째 작품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21년 5월 16일 주말 저녁부터 매주 한 권씩 소개하는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두 번째 작품 소개 뉴스를 확인합니다. 김 초엽 작가도 생소하고 SF 장르의 책도 생소합니다. 평소에 독서에도 편식이 심했던 게 이제야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었어요. 연초에 중국 SF의 제왕 류츠신의 대표작이자 SF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삼체]를 귀동냥으로 듣고는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언제 가는 읽어야지 하곤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다시 들어가 보며 더 아쉬워했던 거 같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감성소설, 부드러운 연예 소설 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기 개발서 느낌의 제목인데 SF 소설이라고? 깊고 폭넓은 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지. 이과적 사고로 접근해야지 이해하는 제목만 쉬운 난해한 글은 ..

KBS 9시뉴스 연중기획 "우리시대의 소설 50편" 기사를 듣고 가슴이 뜁니다.

평소보다 많이 늦은 저녁을 준비하는데 2021년 5월 16일 일요일 저녁 뉴스 시간에 KBS 연중기획 프로그램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을 소개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의외로 독서량이 많이 늘고 도서 매출이 증가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평소 책을 좋아하지만 스스로가 일상생활에서 선뜻 책을 선별해서 읽어보겠다고 계획하기 쉽지 않았는데 내게는 귀가 번쩍 뜨이고 확성기에서 들리는 소리처럼 뉴스 기사가 반갑고 심쿵하기까지 했다. 최근 자각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꾸준한 프로그램을 찾던 시간들이 있던 나에게는 선물 같은 소식. 매주 주일 9시 저녁 뉴스 시간에 한편씩 소개한다고 하니 50권이면 하~ 1년 프로젝트인데 기획하신 의도나 시대 흐름을 반영해볼때 꽤 고전적이지만 도전적인 주제의 프로젝트임에 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