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48

페이지처치, 소통에 진짜 중요한건 바로..

읽다 보니 내가 생각나서 보낸다는 지인분의 문자 한 통과 함께 그날 저녁 두 권의 책이 도착했다 페이지 처치, 굳이 영어를 한글로 읽어 지은 제목이 억지스러울 만도 한데 글자 어감에서 오는 깊은 날카로움과 진한 여운이 한 번 들어서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페이지처치를 보내신 분은 교회 청소년부 봉사하는 집사님이다. 지난해부터 함께 봉사 시간을 가지면서 가까이서 일을 진행하는데 믿음이란 공통부분이 있으니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다. 예쁘고 착하고 좋은 직장에, 부러워할만한 능력도 있으신데 인성까지 좋은 분이다. 사실 얼마 전 좋은 것은 다 갖고 있어 보이는 그분의 하나님을 올려다본 적이 있다.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그분이 만나는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과 비교를 하려 했던 건 아니지만 자..

꼬마수다 책장 2024.01.29

김규림 작가의 아무튼, 문구 제 얘기 같았어요

학년이 바뀌면 자기소개서란에 자신의 특기나 취미생활을 적는란이 있었다. 개인 성향도 파악되지만 가정환경까지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취미와 특기를 기재하게 되는데 독서, 피아노, 그림, 서예, 농구, 축구, 레고.... 다양한 답변을 기록하지만 난 딱히 보여줄 만큼 잘하는 것이 없어서 답변에 앞서 늘 주저했다. 난 좋아하는걸 파고 모으는게 전부였다. 특히 문구와 팬시를 사랑했는데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일본 산리오 캐릭터를 보고자라 산리오 캐릭터 문구를 모았고 국내 브랜드 바른손 팬시 제품들 중 노트와 연습장에 서정적인 시와 여인그림의 제품들을 모았고 다양한 캐릭터 엽서, 볼펜, 수첩, 연필깎이를 모았다. 다이어리 작성을 위한 다꾸 스티커와 달마다 신청해 만드는 통장을 꾸미기 위한 통꾸 스티커와 ..

꼬마수다 책장 2024.01.02

나는 행복한 김치만두멸치다

눈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겨울 올 겨울들어 대설 주위보가 발령되기는 처음인 날,도서관 가는 길도 앞이 안보일만큼 세고 강한 눈바람에 덜컥 겁을 먹고 도착한 도서관이다. 어렵게 왔으니 신간 중 제일 신나고 재미나 보이는 책을 골라야지하고 집어든 책. 강력한 다홍빛 주홍색도 마음에 들지만 이 제목을 보고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나는행복한 김치만두멸치다' 아무 정보없이 집어든 책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어렵지는 않은 일이지만 집어든 책이 자기 계발서 중 한 권이라고 하면 잠시 생각을 하고 내 상태를 점검하고 읽을지 말지를 선택을 해야 한다. 내가 지쳐서 찾아든 책인지 우연히 봤는데 스스로 감동받아 자기 계발을 하게 할 믿음 가는 책일지 말이다. 여차하면 뻔한 잔소리를 듣는 아이 같은 기분이 되기도 하..

꼬마수다 책장 2023.12.17

여성, 퀴어, 조우리작가의 오늘의 세리머니

개인적으로 퀴어, 동성애, 양성애, 레즈비언...등과 관련하여 공감도 동감도 하지않기에 몇자 적으려니 머리보다 가슴에 복잡해졌다. 그들, 그녀들의 마음에 쏙 드는 반응의 글을 쓰지 못할것을 알면서도 내 시선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조금 있다. 고려사에도 조선사에도 동성애에 관련한 기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음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기본적이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놀란적이 있다' 라는 표현이 이상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어느 시대나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같이 섞여서 살고 있지만 우리가 몰라야하고, 알아도 함구할 수 밖에 없었던데는 이유가 있으리라... 난 20대때에 남녀간의 사랑이나 이성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것이 아니라 마약, 정신질환, 그리고 환경에..

꼬마수다 책장 2023.12.11

물리학자 이기진 교수가 쓴 연애의 실험

기억의 습작의 의미를 찾아보면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는 의미로 한 블로거는 곱씹는다라는 단어로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 사람은 생각한대로 기억하게 된다고 하는데 연애, 사랑에 대한 기억은 그 의미와 느낌이 경험에 의해 형성되어 당사자에 따라서는 쉽게 왜곡될 수도 있고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사람의 연애에 대한 기억을 같이 들쳐 보는 건 무척 조심스럽고 편먹기 하는 초등학생의 마음이 되기도 하고 호기심이 발동되는 개구쟁이가 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그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겠지만 공감하기도 비교하며 나와 공통점을 찾기도 할 테니 아이러니한 작업이라는 생각이다. 이기진 교수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연애에 대한 생각을 당신의 일러스트 작품들과 같이 담아낸 ..

꼬마수다 책장 2023.11.21

SF소설 속 인공지능 이야기, 사이코패스 AI

요즘 대세는 AI,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건 과학자지만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고 다각도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 아이들을 다룬 소설, 순수시대의 이미지와 과학적 이미지에 조합에 관심이 많고, 동심을 잊지 않고 글에 녹여낸 소설, 어색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아서 공감할 수 있는 청소년의 소설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사이코패스 AI는 이야기를 잘 다루는 작가들 3인이 쓴 단편 소설이다.첫번째 소설 사이코패스 AI는 AI와 인간의 관계에서 공상영화에서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듯 AI가 인간을 공격하는 소설이다. 반려묘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넌다고 상상해 보자. 가족으로 함께 한 시간보다 더 긴 슬픔에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진다. 이런 감정을 과연 AI가 이해..

꼬마수다 책장 2023.11.20

돌봄과 작업 2,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되기를 선택한 여자들

삶에도 기준이 있어야 하듯이 육아에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 각 집마다 육아 방식이 다른 건 그 기준 때문인데 워킹맘들에게는 나만의 육아 방식을 갖는다는 게 어렵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고 나중에는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아이는 키워야 하고 도와주는 이는 없고, 혼자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고 아이를 보면서 울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기도 여러 번이었다. 돌봄과 작업은 그런 현실적인 엄마들의 두번째 이야기이다. 내용 중에 세번째 시리즈가 출간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듯이 현실적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엄마와 아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결혼을 생각하고 출산을 준비하면서 내심 바라는바가 있었다. 나는 내 부모님께 지랄총량의 법칙을 모두 쏟아 부었지만 내 자식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몸이 약하고 ..

꼬마수다 책장 2023.11.03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지난해부터 심해진 두통, 언제 왔는지 기억도 없는 신경과에 벌써 두 번째 방문이란다. 무엇이 나를 골치 아프게 했는지 딱히 손꼽지는 못하겠지만 덕분에 만나게 된 책,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다. 신경과 대기하며 잡지 코너에 꽂혀진 책을 하나 집었는데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 여행의 이유' 다. 대기 시간이 길어 읽다 보니 재미나서 계산하며 하루만 빌려달라고, 내일 점심때 꼭 가져다 드리겠다고 약속받고 맘 좋은 간호사님이 빌려주어서 밤새 읽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의 책을 몇권 읽으면서 말 못 할 혼동스러움에 유명세에 비해 실속 없는 책이라며 혼자는 어려웠던 작가의 정체성에 대해 말도 못 하고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이해 못 하고 끙끙거렸던 작가의 정체성을 이해했고 김영하 작가의..

꼬마수다 책장 2023.10.23

김연수 작가, 너무나 많은 여름이

지난해 'kbs 우리 시대의 소설'을 통해서 처음 읽게 된 김연수 작가님의 2023년 여름 출간한 책이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통해 김연수 작가의 깊은 섬세함과 작가만의 내면의 색채를 드러내고 끌어당기는 문체의 힘을 보았다면 이번 작품은 잔잔한 섬세함과 순간순간 깨달음을 통한 편안함. 그리움이 많이 묻어있는 글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쉽지만 그냥 지나치게 하지 않는 순한 맛 너구리 같은 책이었다. 순한 맛 너구리는 베스트셀러 인기라면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자극적이지 않아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좋아도 하지만 어떤 재료를 첨가해도 잘 어울리고 맵기도 고춧가루를 통해 개인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데 김연수 작가님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이 딱 그런 맛이었다. 다시..

꼬마수다 책장 2023.10.23

정지아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날들, 시간을 그리듯 글로 쓰다

최근 예스 24에서 정지아 작가의 신작이 발표되면서 [나의 해방일지]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다시 작가의 책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연필화처럼 섬세한 글을 좋아하는 편이고 붓터치가 느껴지는 그림처럼 '나 누구 작가요'라며 표내는 숨이 느껴지는 글을 좋아한다. 그런 재질에서 정지아 작가의 글은 만족스러웠기에 골라 잡은 [나의 아름다운 날들]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단편집으로 구성되어있어 작가의 비슷할 수 있는 글의 흐름을 끊어주어 색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틈을 사이사이 많이 주는 것도 좋았다. 제법 무게가 있는 주제부터 세상 부럽고 살가운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술술 풀어내는 작가의 문체는 막힘이 없다 보니 사회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주제이거나 다운될 수 있는 소재와 인물들의 내면 갈등이 많이..

꼬마수다 책장 202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