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이고 주관적 취향을 찾는 요즘 시대에 본질적인 진실과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가 마치 벌거벗은 채로 대면하고 직시한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럼에도 인물들의 속을 투명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임에 틀림없고 읽고 나면 자리서 쉽게 일어서기 어려운 신선하고 오묘한 이야기입니다. 봄밤이란 제목은 해석에 따라 다중적인 뜻을 내포할 수 있겠습니다. 따뜻한 계절이 시작되는 봄의 밤이란 뜻도 되고 아지랑이가 피어나던 낮의 열기가 식어 차분해지는 밤에 여전히 꿈틀되는 생명령이 느껴지는 시간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글 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 영경이 소리 내어 울며 흥얼거리던 김수영 작가의 [봄밤]도 동의어인데요 사그라들어가는 수환과 영경의 삶의 희미한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