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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소설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꼬마대장 2021. 10.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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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소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작가는 통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거창하거나 대단한 사건을 통하지 않고 대중적이지만 소외된 농촌의 삶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농촌 주민들의 삶의 방식과 구성원을 통해 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틀고 풍자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사회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개인을 어떻게 다루고 억누르고 이용하는지를 해학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인과응보나 선악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사회의 시선을 대변한 농촌마을 주민들과 순응하고 반문하지 않는 약자를 바보로 설정하는 방식은 조금 구태의연해 보이지만 어이없이 말도 안 되게 뱉는 말로 약자를 배제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결말은 살아가며 우리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습의 반전이었기에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나는 가장 약하고 선량하다고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 가장 강한 악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 속에 농촌 마을 주민들은 황만근을 반복 노동에 값싼 노동력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산역, 벽돌 찍는 일, 풀깎이, 도랑청소, 공동 우물청소, 변소 똥 푸기까지 사람들이 외면하고 힘들어하는 일을 해냈습니다. 이 부분은 1990년도 시대상을 작은 농촌마을에 비유해서 산업화의 비운을 이야기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힘없는 약자를 값싼 임금에 산업역군으로 활용하는 노동환경의 비판적인 모습을 대변한 것이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돌아와 주인공 인물의 등장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어떤 글에서든 주인공을 어떻게 등장시킬까 고민하게 되는데 그러면에서 이 글은 독자에게 궁금증을 이르키고 호기심을 갖게 할 만큼 단도직입적으로 주인공의 이름을 말하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걱정스러운 상황일 수 있지만 한결같이 빠른 이야기 전개를 유지하며 주인공의 태생부터 이름의 유래와 평소의 동선과 행실까지 자세하게 묘사하며 주인공은 이름 외에 등장하지 않은 채 다른 사람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이야기의 배경을 만들어가는 게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이 부분은 작가의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이라고 칭찬하고 인정하게 됩니다.
바보로 취급받고 작은 공치사로 쉽게 이용당하는 주인공입니다. 일반인이라면 심각하게 비관적일 수 있고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도 많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것에 절망하거나 의기소침하지 않고 , 자신의 삶과 가치를 추구하며 농촌마을의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융화하는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묘비명에도 이야기하듯이 자신의 철학과 경지에 이른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황만근이란 인물이 얼마나 선하고 괜찮은 사람인지 보여주는 묘비명입니다.
소설집의 다른 단편들을 살펴보면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의 황만근과 같은 외면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에 일관성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주변인들과 계속적인 융화와 접촉을 유지하지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엉뚱할 수 있는 뚜렷한 의지를 갖고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부분이 성석제의 소설이 주체성을 갖고 이야기의 흐름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호감을 갖게 하는 게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꾸준히 시선을 돌리고 관계에 연관성을 허투로 보지 않고 찾아내어 자신의 글로 창작해내는 작가분이었습니다. 이번 작품도 실제 감정이 회오리 치거나 지나치게 몰입될 수 있는 주제임에도 꽤나 자연스럽지만 예사롭지 않은 시선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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