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6

구병모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청소년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소설이지만 가정폭력과 어긋난 가족 구성원들의 모습을 날것 그대도 이야기하고 있어 조금은 센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낯설지 않게 주변 이야기로 간간히 들어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기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게 되는 의미 있는 도서였다. 불편한 비극들이 상처가 되고 가족간에도 이야기하기 힘든 일이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외면하게 되거나 내 안에 하나하나 쌓아 숨겨오다 너무 아파지게 된다. 주인공 소년도 외면하고 아무렇지 않게 숨겨오다 자신의 모습을 잃어 버린 모습이다. 열여섯 살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냉담하고 가혹한 가족사이다. 아빠라는 이름의 남보다 못한 사람은 엄마에게 폭력을 가하고 자존감을 상실시켜 자살을 하게 하고 어린 소년은 외면당하고 버려지기..

꼬마수다 책장 2022.09.23

가슴 뛰는 소설 : 사랑이 움직이는 순간. 박상영, 최민석, 이지민, 정세랑, 백수린 저 외 8명

눈에 띄는 형광핑크의 책 표지가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선정해 두었던 책을 뒤로하고 집어왔던 책입니다. 몇몇 좋아하는 작가들의 반짝거리는 작은 소설들이 모여있네요. 특히나 젊은 작가들의 창의적인 발상을 나는 존경합니다. 작가들은 내부의 시선으로 생각하거나 순간 포착했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 두었다가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격변의 시대상도 없고 골이 깊은 갈등도 없지만 가장 진지하고 현실적인 사랑이야기입니다. 서툴지만 사랑에 대한 비장함도 보이고 유쾌함도 있어서 읽고나서 재미난 경험을 했네라고 말하게 되네요. 8편의 소설은 읽는내내 읽는 나, 쓴 작가, 그리고 주인공이 삼위일체가 되어 공존하면서 파노라마와 같이 읽혀 지나갑니다. 무엇보다 내가 한 번쯤 경험했거나 생각했던 주제들의 ..

꼬마수다 책장 2022.03.13

박상영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한참을 깔깔거리며 유쾌하게 읽고 나 뒤돌아서서는 괜스레 무색해져서 작가 사진을 다시 쳐다보게 됩니다. 성지향정체성에 관련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꼭 한번은 작가에 대한 검색을 해 보았을테고 박상영 작가의 성지향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내용을 찾아야 속이 후련했거나, 동병상련을 느낀 작가에게 우린 같은 편이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겠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글 속의 주인공과 같이 성지향정체성을 고민하는 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꽤 괜찮은 사람이고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겠구나 생각해 봅니다. 보통 성지향정체성에 관련된 기사나 도서를 보게되면 주로 차별을 없애고, 세상의 편견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자신 있게 사회에 귀속되어 삶을 꿋꿋이 ..

조해진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로기완을 만났다는 평범한 일상을 지내면서 그 소중함을 깨 닳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큰 행복과 능력이 있더라도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절망의 감정, 슬픔의 감정 등의 아픔으로 밤새 뒤척일지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다양한 모양의 삶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합니다. 글 속의 주인공 '나'는 탈북민 '로기완'의 인터뷰를 보고 사람에 대한 궁금증, 현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이입시키면서 벨기에로 로기완의 행적을 찾아 떠나 글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주인공 '나'는 차분하면서 감정적이고 사랑과 연민으로 고뇌하는 인물로 보입니다. 사랑하지만 실질적인 이별을 하지 못한 재이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알게 되고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시청률을 위해 수술을 미루었다가 ..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6월 초 우리 시대의 소설로 선정된 임철우 작가의 봄날을 몰입해서 읽고 며칠을 상념에 잠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른 열이 나는 몸살을 앓았고 입맛이 없었고 기운이 없어 햇볕을 쬐러 정원에 나가 앉았고 평온한 오후가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https://shop4989.tistory.com/8 임철우님의 장편소설 [봄날]을 이야기 할께요 5권의 두께감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봄날의 첫 페이지를 넘기고 숨가쁘게 읽어 5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부모님 없이 동년배 친구들과 처음으로 놀이동산에서 탓던 롤러코스트를 연상하 shop4989.tistory.com 광주의 10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봄날의 5권을 읽으면서 다시는 관련 도서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음에도 봄날 5권 말미에 계엄군이 전남 도..

달려라, 아비 김애란 소설집

이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졌구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독특한 화법과 블랙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문체에 공감하는 사회적 현상과 문제까지 무겁지만 가볍게 넘기려 애쓴 문제의식이 전체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달려라, 아비는 김애란 작가가 20대에 쓴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뒷장에 쓰인 [새로 쓴 작가의 말]에서 추정할 수 있는 나이를 손꼽아 보니 지금은 40대 초반입니다. 20대에 이렇게 창의적으로 글을 쓴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한참을 상상해 보았답니다. 꽤 쿨하고 굉장히 강한 창작자라고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달려라, 아비는 엄마와 태어나지도 않은 자식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와 엄마손에서 성장한 외로움을 대변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꽤나 무거운 주제임이 분명합니다. 엄마와 나는 분리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