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소설 50편 3

구효서 풍경소리입니다.

작가가 결말을 그려놓고 글을 썼다고 단정하고 시작한 읽기였는데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를 즐기는 작가였습니다. 글 쓰는 과정 과정의 자신을 주인공과 함께 흥미롭게 바라보고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차를 두고 깨달음을 얻는 미와! 성불사 사람들, 고양이 상철이, 남자 친구, 그리고 불교적인 색채의 이야기가 서로 맥이 끊기는 이야기 작법으로 유일한 혈육인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혼자 남은 딸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승화시키는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존재의 의미, 자아성찰, 불교 색채가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넓게 표현된 넉넉한 글이었습니다. 풍경소리는 풍경소리일까 바람 소리일까 풍경소리는 풍경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이 묻혀온 별소리일까.... 이곳에서는 누구나 왜라고 묻지 않습니다...

김원일 작가 장편소설 마당 깊은 집 입니다.

김원일 작가가 기억 속에 시간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설이었습니다. 기억에 관한 모든 것은 시간에 대해 함께 다룰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난 후 내 몸에 저장된 기억 속 남겨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6.25 이후 혼란한 시대에 남겨진 사람들이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 어쨌거나 살아야 한다는 같은 생각을 갖고 세월을 견뎌야 했습니다. 고향 진영에서 혼자 남아 남의 집 살이를 하던 주인공 길남이 누나를 따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대구 중심부 장관동으로 올라오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시작됩니다. 마당 깊은 집으로 불리는 안채에는 부유한 주인 가족이 살고 아래채에는 가난한 네 가족이 함께 살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집안 대대로 부유하게 살아온 안채 주인 부부는 방직공장과 금은방을..

KBS 연중기획 "우리시대의 소설 50편" 두번째 작품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21년 5월 16일 주말 저녁부터 매주 한 권씩 소개하는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두 번째 작품 소개 뉴스를 확인합니다. 김 초엽 작가도 생소하고 SF 장르의 책도 생소합니다. 평소에 독서에도 편식이 심했던 게 이제야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었어요. 연초에 중국 SF의 제왕 류츠신의 대표작이자 SF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삼체]를 귀동냥으로 듣고는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언제 가는 읽어야지 하곤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다시 들어가 보며 더 아쉬워했던 거 같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감성소설, 부드러운 연예 소설 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기 개발서 느낌의 제목인데 SF 소설이라고? 깊고 폭넓은 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지. 이과적 사고로 접근해야지 이해하는 제목만 쉬운 난해한 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