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 7

천선란 소설 랑과 나의 사막

책표지 제목만 보고서도 아련한 뭉클함이 올라오곤 하더니 결국 천선란의 sf 소설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나면 어쩌자는 건지 당황스럽기는 한데 슬픔의 형태는 아니니 공감이라고 해두어야겠다. 천선란 작가의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읽고 꽤 생각이 많은 작가이고 간결한 글 구성이 나름 맘에 들었던 기억으로 그쳐 있었는데 '랑과 나의 사막'은 미처 몰랐던 천선란 작가의 감성이 미친 듯 폭발한 글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치 작가는 전력을 다해 머랭 치기를 한 것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꾸준히 읽어 오고 있는 SF 소설에서 인류의 희망을 보기도 하고 두려움과 염려로 머리를 흔들며 가슴을 쓸어내릴만큼 재미와 긴장을 동시에 갖고 접하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SF 소설들의 주제나 접근 방식이 당연하거나 조금은 식상하지 ..

꼬마수다 책장 2023.03.09

다섯번째 감각 김보영 SF 단편집

장르 소설 중에 SF 소설을 좋아한 게 언제부터일까 곰곰이 따져보기 위해 더듬다 보니 초등학교 5학년까지 올라갔다. 작정하고 읽은 건 아니지만 학급 문고 50권 중에 지금의 SF 장르로 분류할만한 도서들을 무슨 감각에서인지 골라 읽은걸 보면 그때부터 호기심과 상상력을 가진 자로서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최근 SF 소설을 찾아 읽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김보영 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으로 SF 소설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 SF작가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라고도 하니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다섯 번째 감각'은 웹사이트나 웹진 등에 발표된 김보영 작가의 단편들을 묶었다고 하는데 SF 소설이 많이 알려지지 않는 초기부터 활동이 많았고 최근에 출판된 SF ..

꼬마수다 책장 2022.10.24

정보라 소설집, 저주토끼 : Cursed Bunny

표지부터 강력한 보색 대비 도서입니다. 제목은 섬뜩하고 호기심 갖기에 충분했던 도서입니다. 읽어 보면 SF 호러지만 현실과 너무 닮은 고민들과 인간의 본성과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들로 머리가 하얀 해집니다. 끔찍하고 충격적이어서 섬뜩한데 아름다운 이야기들입니다. 전설 형식을 빌려오기도 했고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의 형식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서정적이거나 권성징악을 이용한 복수극 내용도 있습니다. 공통점은 한편 한편 읽고 넘길 때마다 생각은 많아지고 가슴이 서늘해지면서 옅은 무력감이 함께 와서 제 힘으로 풀어낼 수 없는 한계가 느껴져 외롭기까지 합니다. 10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었습니다. 표제로 이름 올린 저주토끼를 비롯해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는데 지금까지 읽은 SF 소설이 인간과 안드로이드 인간과 로봇 인..

꼬마수다 책장 2022.04.16

연여름 소설집 리시안셔스

흔히들 SF는 미래 문명 발달을 그리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연여름 소설뿐 아니라 최근 읽었던 SF소설들은 대부분 이질감 있는 이상을 그린 미래가 아닌 과거부터 현재에 관심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여름의 [리시안셔스]에 수록된 단편들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관심 갖는 반려동물, 인종차별, 소수인종, 장애인, 동성애, 펜데믹, 사이버블링, 인권 등의 소재를 기반으로 SF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들은 SF를 대하는 태도의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고 재미있기까지 해서 쉽게 몰입하여 읽게 됩니다. 특히 연여름 작가의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필체와 구성은 읽는 내내 믿음과 신뢰가 커집니다. 연여름 소설집 리시안셔스의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활자지만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다양한 표현과 환경설정은 때로..

꼬마수다 책장 2022.04.11

김초엽 장편 소설 지구 끝의 온실

SF 소설을 처음으로 접하게 해 준 김 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거창할 것만 같은 SF소설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김초엽 작가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인간의 본질과 사랑, 지구에서의 공존법, 다양한 각도에서 세상을 살펴볼 수 있는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됩니다. 글에 배경은 21세기 중반 미세먼지와 같은 형태의 더스트가 공기중에 부유하며 인간의 폐에 침투하여 인류가 멸망하고 폐허가 된다는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가상의 설정이지만 최근 코로나 펜데믹과 유사한 경험을 [지구 끝의 온실]에서 만나게 됩니다. 더스트라는 가상 물질이 지구를 덮고 지구종말과 같은 상황에서 더스트를 피하기 위해 권력자들은 돔을 만들고 돔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는 설정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연결해주며 등장하는 나오..

꼬마수다 책장 2022.04.02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SF에 대한 선입견도 있고 편식하듯 읽은 책들의 영향도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 부드럽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따뜻한 물같이 목 넘김이 좋은 수프 같은 부드러운 화법과 어색하지 않은 문장들은 편안하지만 선 긋기를 잘해서 접근하는 방향이나 시선에 따라 읽는 사람에 맞게 가치가 태어나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제 안에서 태어난 가치의 주제는 사람, 사회, 공간, 현재와 미래 안에서 거듭난 관계, 즉 소재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현재와 미래 사이의 어두움에서 건져져 빛으로 인도되는 과정에 경험하고 부딪칠 수 있는 관계를 과학적 소재를 이용해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관심을 갖고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결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사람은 관심을 표출 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찾는 과정에서 인적 물적..

KBS 연중기획 "우리시대의 소설 50편" 두번째 작품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2021년 5월 16일 주말 저녁부터 매주 한 권씩 소개하는 "우리 시대의 소설 50편" 중 두 번째 작품 소개 뉴스를 확인합니다. 김 초엽 작가도 생소하고 SF 장르의 책도 생소합니다. 평소에 독서에도 편식이 심했던 게 이제야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 순간이었어요. 연초에 중국 SF의 제왕 류츠신의 대표작이자 SF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삼체]를 귀동냥으로 듣고는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언제 가는 읽어야지 하곤 잊고 있었던 게 생각나서 다시 들어가 보며 더 아쉬워했던 거 같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감성소설, 부드러운 연예 소설 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기 개발서 느낌의 제목인데 SF 소설이라고? 깊고 폭넓은 과학적 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지. 이과적 사고로 접근해야지 이해하는 제목만 쉬운 난해한 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