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4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지난해부터 심해진 두통, 언제 왔는지 기억도 없는 신경과에 벌써 두 번째 방문이란다. 무엇이 나를 골치 아프게 했는지 딱히 손꼽지는 못하겠지만 덕분에 만나게 된 책,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다. 신경과 대기하며 잡지 코너에 꽂혀진 책을 하나 집었는데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 여행의 이유' 다. 대기 시간이 길어 읽다 보니 재미나서 계산하며 하루만 빌려달라고, 내일 점심때 꼭 가져다 드리겠다고 약속받고 맘 좋은 간호사님이 빌려주어서 밤새 읽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의 책을 몇권 읽으면서 말 못 할 혼동스러움에 유명세에 비해 실속 없는 책이라며 혼자는 어려웠던 작가의 정체성에 대해 말도 못 하고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내가 이해 못 하고 끙끙거렸던 작가의 정체성을 이해했고 김영하 작가의..

꼬마수다 책장 2023.10.23

김영하 장편소설 작별인사

오래전 소설에 여주인공의 이름에 관심이 높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작가는 청순하고 연민이 느껴지는 이름을 짓기 위해 한글 자음 끝에 '희'자를 붙여지었다고 합니다. 가희, 나희, 다희, 연희, 은희, 초희 등등 작별인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 철이, 민이, 선이는 사실 디지털 문명시대에는 뒤쳐진듯한 느낌의 익숙하고 오랜 이름들이지만 이름 하나도 연관성 없이 짓지 않았겠구나 생각합니다. 순수한 인간 최박사만이 성이 있고 한자 이름을 내포한 완전한 이름 최진수라고 밝혔습니다. 처음 도입부에 철이의 이름이 한자로 지어진 내용도 소개는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간과 가장 흡사하게 만들었던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였던 철이었기에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선이는 유전자 복제인간 클론입니다. 인류와 같은 생체 기능..

꼬마수다 책장 2022.05.17

KBS 뉴스9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방송 종료 후 ..

지난해 우연히 본 [우리 시대의 소설] 이 2월 20일을 방송으로 40권 소개 후 마감했습니다. 언제부터더라..... 기억을 더듬다가 자료를 찾아보니 5월 16일 첫 방송이 시작되었네요. 책에서 손을 놓고 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바쁜 일정에 읽을 수 있을까 고심도 잠시, 기획 프로그램이란 내용에 꼬물꼬물 올라오는 호기심과 책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된 책 읽기였답니다. 혼자 신나서 도서관 대여도 하고 오랜 절판된 책은 중고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세상에 읽고 싶은 책, 궁금한 책이 그리 많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 9시 뉴스에서 소개되는 책 한 권이 1주일의 활력소가 되어서 짬 나는 대로 읽고 끄적이고... 절대 가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여유'가 책 읽기를 통해서 가지게 되..

김영하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람의 깊은 곳에 건들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이곳이 건드려지면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요? 글을 다 읽고 나면 그 '불편한 진실' 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두께감 적은 책이지만 읽고 나면 한참 여운이 남고 큰 반전이나 상황의 역전 없이 잔잔함 속에 잔인함이 묻어나는데 마냥 눈 가리고 보고 싶지 않아 외면하는 마음은 아닙니다. 글에 '나'는 상담 및 죽음 도우미이며 작가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고 아름답고 편안한 죽음을 맞을 방법을 같이 공유합니다. 의뢰인과 고민을 공감하고 죽음을 공감하며 죽음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모습입니다. 의뢰인의 복잡한 마음에 상담자로서 해 줄 수 의견과 환경을 설정해주면 사람들은 흔들리고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