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3

서정인 소설집 강

서정인 소설집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우선 단순합니다. 단어로 읽히는 제목들에서는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도 없고 반전의 어떤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글들은 자신의 색깔을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펑범한 사람들의 저 깊은 밑바닥 이야기까지 읎조리듯 무심한 듯하고 있어 하나하나 되짚어 보게 됩니다. 실제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지만 있는 그대로를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줄 한줄 거르고 걸러 증류하듯 써 내려갔을 서정인 작가의 소설들입니다. 인간이 가진 실존적인 질문들을 이야기하고 혼돈스러울 수 있는 의식세계를 사실적으로 나열하여 글 속 인물들은 우리가 느낄 심정 고민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우리 시대의 소설로 소개된..

정찬 소설집 완전한 영혼

소설을 검색하다 보니 문학과 지성사에서 소개한 1980년 광주를 다룬 소설 3편 임철우 [봄날], 한강 [소년이 온다] 그리고 정찬 [완전한 영혼]이 있습니다. 세편의 소설 모두 우리 시대의 소설에 소개되어 운 좋게 순차적으로 읽다 보니 하나의 사건에 대해 다룬 작가들의 시선에서 그날을 어떻게 쓸 것인가, 무엇을 쓸 것인가, 왜 쓰려하는가를 보여주는 다양한 관점을 확인해 봅니다. 정찬의 완전한 영혼은 인간 안에 있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 중 당신은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인간탐구에 관한 소설이었습니다. 선처럼 보이는 악, 평화처럼 보이는 분노, 진실처럼 보이는 왜곡된 사실... 앞선 두 소설이 5.18 광주 민주화항쟁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그리며 쓴 소설이라면 완전한 영혼은 그날의 ..

백민석 장편소설 헤이, 우리 소풍 간다

같은 책을 보고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누가 봐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소설이 있다면 이 소설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이성으로는 해석이나 의미 분석이 무의미하겠구나 생각됩니다. 어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책일 수 있다는 기대도 해봅니다 논리적인 스토리를 짜서 시작된 이야기라기보다는 번뜩이며 든 한두 개의 소재가 아이디어가 되고 힘이 되어 글이 시작됩니다. 글이 진행되면서 복잡해지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어지러운 연결들이 쳅터마다 주제가 되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됩니다. 백민석 작가를 색깔로 표현한다면 보라색 곱하기 회색으로 어두운 명도지만 모든 색채는 빛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면 분명 개성 있는 색깔을 가진 작가임이 분명합니다. 이상한 주인공의 말과 행동 그리고 만화 캐릭터를 이름으로 갖고 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