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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62

조해진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로기완을 만났다는 평범한 일상을 지내면서 그 소중함을 깨 닳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큰 행복과 능력이 있더라도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절망의 감정, 슬픔의 감정 등의 아픔으로 밤새 뒤척일지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다양한 모양의 삶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합니다. 글 속의 주인공 '나'는 탈북민 '로기완'의 인터뷰를 보고 사람에 대한 궁금증, 현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이입시키면서 벨기에로 로기완의 행적을 찾아 떠나 글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주인공 '나'는 차분하면서 감정적이고 사랑과 연민으로 고뇌하는 인물로 보입니다. 사랑하지만 실질적인 이별을 하지 못한 재이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알게 되고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시청률을 위해 수술을 미루었다가 ..

이승우 장편소설 식물들의 사생활

사랑이란 주제가 한층 넓고 깊어진 작품세계로 표현되어 불안한 긴장감을 갖고 전개됨에도 시대, 인물, 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한 가족을 넘어선 초자연적인 사랑의 깊이까지 확장하여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한 편의 동화 같고 영화 같은 이야기임에도 마냥 허구적이지 않은 진실성이 느껴지는 도서로 인물 구조 자체가 주제였습니다. 처음 시작은 두 형제 기현과 우현 사이에 의도하지 않게 엇박자로 흘러가는 인생의 엮임이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양다리를 사고로 잃은 큰아들의 본능적인 생리적 욕구를 해결해주기 위해서 아들을 업고 사창가를 주기적으로 다니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 기현은 창녀를 사서 형이 있는 모텔방에 넣어 줍니다. 두 형제의 관계 이해는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 시간을 거슬러 기술된 사..

SDF2021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 에 참여했어요

지난 11월 18일 SDF2021에 참여해서 제가 뵙고 싶었던 연사들과 그 외 유명한 연사분들의 강연을 함께 들었습니다. 근무도 하다 보니 하루 종일 시청하지 못했지만 꼭 듣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분들의 강연은 놓치지 않고 들었답니다. 코로나로 작년에 이어 비대면으로 열린 이번 포럼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 나오셔서 이야기를 나누어 주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동물해방의 피터싱어,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사이보그가 되다의 김원영, 그리고 우리가 빛의 속도록 갈 수 없다면이란 소설로 처음 만나 김초엽 작가의 스토리가 궁금했었답니다. 나름 개인적으로 열심히 준비 한다고 그사이 도서관에서 관련 책도 몇 권 빌려서 읽고 정리하는 즐거움을 맛보기도 했답니다. 5천만의 소리, 지휘자를 찾습니다 정치민주화 이후 35년을 ..

두루두루 공유 2021.11.22

오탁번 소설 아버지와 치악산

글을 읽으면서 작가와 아니 글과 썸을 타고 있는 제 모습을 확인하고 많이 설레었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표제로 선정된 아버지와 치악산이란 소설 외에 오탁번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따뜻함과 뭉클함이 깔끔한 와인처럼, 물 타지 않은 원액의 과일청 같은 진한 향기로움이 참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체가 이런거구나 취향도 짚어 봅니다. 너무도 평범하고 미화된 문장도 꾸며진 인공적인 이야기의 흐름도 없지만 가깝게 느껴지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에 단편소설이 한편씩 마무리되어 책장이 넘겨질 때마다 감동적이면서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아버지와 치악산은 부자관계에 집중된 이야기입니다. 관계속에서 이루어지고 형성되고 성장한 내면의 기록들이 일상적이고 평범했을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세대 간의..

인문학, 동물을 말하다 동물의 권리

아들 처음에 우리 집에 몽이가 들어오던 날 기억나니? 첫 번째 주인이 강 아지를 3마리나 키우고 있던 중에 펫 샵에 구경 갔다가 너무 예쁜 시츄를 발견하고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이 3마리나 있음에도 집으로 데려왔다고 했잖아, 그런데 집은 좁고 과포화 상태의 강아지가 버거워진 주인은 강아지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분양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고 최근에 들어와 정이 덜든 몽이를 보냈지. 그런데 분양받은 집에서는 식구들 모두가 강아지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보니 아빠는 현관에서 키우라 하고 아이들은 집안에서 키우자 하고 그러다 티격태격 식구들끼리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아빠는 화가 나면 강아지를 발로 차기도 했다고 했어. 뒤늦게 그 소식을 들은 원래 주인은 마음이 너무 아파서 몽이를 다시 데려와 다른 집에도..

꼬마수다 책장 2021.11.16

한강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6월 초 우리 시대의 소설로 선정된 임철우 작가의 봄날을 몰입해서 읽고 며칠을 상념에 잠겨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른 열이 나는 몸살을 앓았고 입맛이 없었고 기운이 없어 햇볕을 쬐러 정원에 나가 앉았고 평온한 오후가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https://shop4989.tistory.com/8 임철우님의 장편소설 [봄날]을 이야기 할께요 5권의 두께감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봄날의 첫 페이지를 넘기고 숨가쁘게 읽어 5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부모님 없이 동년배 친구들과 처음으로 놀이동산에서 탓던 롤러코스트를 연상하 shop4989.tistory.com 광주의 10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봄날의 5권을 읽으면서 다시는 관련 도서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음에도 봄날 5권 말미에 계엄군이 전남 도..

구효서 풍경소리입니다.

작가가 결말을 그려놓고 글을 썼다고 단정하고 시작한 읽기였는데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를 즐기는 작가였습니다. 글 쓰는 과정 과정의 자신을 주인공과 함께 흥미롭게 바라보고 썼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시차를 두고 깨달음을 얻는 미와! 성불사 사람들, 고양이 상철이, 남자 친구, 그리고 불교적인 색채의 이야기가 서로 맥이 끊기는 이야기 작법으로 유일한 혈육인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혼자 남은 딸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승화시키는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존재의 의미, 자아성찰, 불교 색채가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넓게 표현된 넉넉한 글이었습니다. 풍경소리는 풍경소리일까 바람 소리일까 풍경소리는 풍경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바람이 묻혀온 별소리일까.... 이곳에서는 누구나 왜라고 묻지 않습니다...

성석제 소설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작가는 통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거창하거나 대단한 사건을 통하지 않고 대중적이지만 소외된 농촌의 삶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농촌 주민들의 삶의 방식과 구성원을 통해 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틀고 풍자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사회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개인을 어떻게 다루고 억누르고 이용하는지를 해학적이고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인과응보나 선악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사회의 시선을 대변한 농촌마을 주민들과 순응하고 반문하지 않는 약자를 바보로 설정하는 방식은 조금 구태의연해 보이지만 어이없이 말도 안 되게 뱉는 말로 약자를 배제시키고 죽음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결말은 살아가며 우리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습의 반전이었기에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배수아 작가의 에세이스트의 책상 입니다.

지적이면서 직관적이고 시적이지만 미니멀하지 않게 작가의 삶과 사랑에 관한 견해를 적나라지만 따갑지 않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 작가는 일상을 특별한 화면에 완벽하게 담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할까요 책장을 덮으면서 은밀하게 올라오는 희열감이 느껴지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서두를 읽으면서 포기하거나 지루해하거나 뭐야라는 의문의 감정으로 갈등을 하게 합니다. 평범함을 거부한듯한 작가의 창작의 세계를 고민하면서도 아치 굴곡을 타 내려가듯 읽어 내려갑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많지 않고 글의 흐름도 여백이 많아 보이는데 장소와 시간을 거스르거나 다시 찾아왔을 때 머릿속은 투명하지만 뭔가 복잡하게 가득 차 있습니다. 소설은 공간과 시간을 함께 만지..

김원일 작가 장편소설 마당 깊은 집 입니다.

김원일 작가가 기억 속에 시간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설이었습니다. 기억에 관한 모든 것은 시간에 대해 함께 다룰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난 후 내 몸에 저장된 기억 속 남겨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그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6.25 이후 혼란한 시대에 남겨진 사람들이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 어쨌거나 살아야 한다는 같은 생각을 갖고 세월을 견뎌야 했습니다. 고향 진영에서 혼자 남아 남의 집 살이를 하던 주인공 길남이 누나를 따라 가족들이 살고 있는 대구 중심부 장관동으로 올라오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시작됩니다. 마당 깊은 집으로 불리는 안채에는 부유한 주인 가족이 살고 아래채에는 가난한 네 가족이 함께 살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집안 대대로 부유하게 살아온 안채 주인 부부는 방직공장과 금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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