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 263

권여선 봄밤

개인적이고 주관적 취향을 찾는 요즘 시대에 본질적인 진실과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가 마치 벌거벗은 채로 대면하고 직시한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럼에도 인물들의 속을 투명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가장 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임에 틀림없고 읽고 나면 자리서 쉽게 일어서기 어려운 신선하고 오묘한 이야기입니다. 봄밤이란 제목은 해석에 따라 다중적인 뜻을 내포할 수 있겠습니다. 따뜻한 계절이 시작되는 봄의 밤이란 뜻도 되고 아지랑이가 피어나던 낮의 열기가 식어 차분해지는 밤에 여전히 꿈틀되는 생명령이 느껴지는 시간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글 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 영경이 소리 내어 울며 흥얼거리던 김수영 작가의 [봄밤]도 동의어인데요 사그라들어가는 수환과 영경의 삶의 희미한 불..

KBS 뉴스9 연중기획 「우리 시대의 소설」 방송 종료 후 ..

지난해 우연히 본 [우리 시대의 소설] 이 2월 20일을 방송으로 40권 소개 후 마감했습니다. 언제부터더라..... 기억을 더듬다가 자료를 찾아보니 5월 16일 첫 방송이 시작되었네요. 책에서 손을 놓고 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바쁜 일정에 읽을 수 있을까 고심도 잠시, 기획 프로그램이란 내용에 꼬물꼬물 올라오는 호기심과 책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된 책 읽기였답니다. 혼자 신나서 도서관 대여도 하고 오랜 절판된 책은 중고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세상에 읽고 싶은 책, 궁금한 책이 그리 많다는 걸 새삼 다시 깨닫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 9시 뉴스에서 소개되는 책 한 권이 1주일의 활력소가 되어서 짬 나는 대로 읽고 끄적이고... 절대 가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여유'가 책 읽기를 통해서 가지게 되..

김영하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람의 깊은 곳에 건들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이곳이 건드려지면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표현하면 맞을까요? 글을 다 읽고 나면 그 '불편한 진실' 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두께감 적은 책이지만 읽고 나면 한참 여운이 남고 큰 반전이나 상황의 역전 없이 잔잔함 속에 잔인함이 묻어나는데 마냥 눈 가리고 보고 싶지 않아 외면하는 마음은 아닙니다. 글에 '나'는 상담 및 죽음 도우미이며 작가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고 아름답고 편안한 죽음을 맞을 방법을 같이 공유합니다. 의뢰인과 고민을 공감하고 죽음을 공감하며 죽음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모습입니다. 의뢰인의 복잡한 마음에 상담자로서 해 줄 수 의견과 환경을 설정해주면 사람들은 흔들리고 흔들..

서정인 소설집 강

서정인 소설집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우선 단순합니다. 단어로 읽히는 제목들에서는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도 없고 반전의 어떤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글들은 자신의 색깔을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펑범한 사람들의 저 깊은 밑바닥 이야기까지 읎조리듯 무심한 듯하고 있어 하나하나 되짚어 보게 됩니다. 실제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지만 있는 그대로를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줄 한줄 거르고 걸러 증류하듯 써 내려갔을 서정인 작가의 소설들입니다. 인간이 가진 실존적인 질문들을 이야기하고 혼돈스러울 수 있는 의식세계를 사실적으로 나열하여 글 속 인물들은 우리가 느낄 심정 고민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우리 시대의 소설로 소개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