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김연수 작가, 너무나 많은 여름이

꼬마대장 2023. 10. 2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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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s 우리 시대의 소설'을 통해서 처음 읽게 된 김연수 작가님의 2023년 여름 출간한 책이다.

김연수 작가 _2023년출판  너무나 많은 여름이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통해 김연수 작가의 깊은 섬세함과 작가만의 내면의 색채를 드러내고 끌어당기는 문체의 힘을 보았다면 이번 작품은 잔잔한 섬세함과 순간순간 깨달음을 통한 편안함. 그리움이 많이 묻어있는 글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쉽지만 그냥 지나치게 하지 않는 순한 맛 너구리 같은 책이었다. 순한 맛 너구리는 베스트셀러 인기라면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자극적이지 않아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좋아도 하지만 어떤 재료를 첨가해도 잘 어울리고 맵기도 고춧가루를 통해 개인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데 김연수 작가님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이 딱 그런 맛이었다.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은 지난번 블로그 글과 별그램에도 남겼듯이 깊지만 우울하지 않은 사색적인 문체는 마음에 들지만 내심 난해함과 미스터리함이 독자에게 너무 많은 기대와 상상을 요구하고 바라는 부분이 느껴져서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 올여름 김연수 작가의 출간 소식을 듣고 잠시 책 구매를 주저하기도 했고, 사놓고도 큰 결심은 하고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금에야 책을 든 것도 사실이다. 

책에 대한 정보 없이 읽기를 시작하는 편이라 장편인가 싶었는데 짧은 단편집이 한권을 만들었다.

쉽게 읽혔고 감동적이었다.

책 제목 소개 정도만 하고 읽고 지나치려 했는데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눈물, 감동 그리고 북받쳐 오르는 울렁임도 있어 별그램에도 다시 한번 소개하기도 했다.  

낭독회를 준비하면서 쓰게된 간단한 단편들이라고 했다. 듣는 대상은 지식인도 유명인도 아닌 그저 관심 있는 분들의 작은 소모임에서부터 다양한 사람들에게 살갑고 그들에게 가깝고 진실되게 전달하기 위해 생각을 바꾸고 쓰게 된 소설이라고 했다. 분명 생각만 바꾸었다는데 글이 주는 깊이는 한없이 깊어졌다. 명언집이 아닌데 잊지 못할 문장들이 수시로 눈에 밟힌다. 일부는 엊그제 지인에게 카톡을 보내며 내 표현과 섞어 담아 적절하게 활용하여 화답을 받아내는 데 사용했다. 

'너무나 많은 여름이'  마지막 챕터 단편소설이다. 그런데 20여편의 각기 다른 소재들 의 대장소설 느낌이 드는 건 엄마에 관한 감정을 지독히도 간결하지만 애잔하게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소설들이 모두 같은 맥락의 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심지어 작가가 모든 소설의 주인공은 아닐까 상상하게 했다. 그만큼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글들이다. 

작가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서 글을 썻었다면 이번 도서는 좋아하는 일에 감동이 와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 바뀐듯해서 보기 좋다. 사색의 그림이 예쁜 정물화가 아닌 풍경화로 바뀐듯해서 읽는 내내 시선이 많이 넓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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