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우리시대의 소설

윤대녕 작가를 알고 은어낚시통신 을 이해하다

꼬마대장 2021. 6. 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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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작가가 KBS연중기획 '우리시대의소설 50편'에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윤대녕 작가을 알고 글을 읽는다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듯합니다.

지난글에 푸념처럼 남겼듯이 은어낚시통신을 읽는 내내 난 이유모를 불편함에 소화불량이 걸린듯 끼니가 잘 넘어가지 않는 경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간에 경험해보지 못한 심리상태에 불안함도 느꼈고 계속 살피는 집중력을 가져보는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곰곰히 이유를 찾다보니 첫번째는 개인적으로 윤대녕 작가의 문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구요 두번째 은어낚시통신 외 함께 묶여있는 단편들 전체에 일괄적으로 그려진 어지러운 시간의 순환, 이상과 현실, 인물 내면의 본질의 깊이를 이해하기에 내가 가진 편견과 보이지 않는 장애가 많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윤대녕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수려하고 섬세하게 써낸 은유적 문체와 깊이있는 단어들이 독서의 깊이가 깊으신 분이시구나 알수 있을만큼 작은 내가 범접하기에 크게 와 닿는 작가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집을 지어가듯 단어와 문장이 어울어져 능동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시방서에 의해 지어지는 일률적인 모양의 집과 같은 글은 아닙니다.
수려한데 어색하지 않고 깊이있는 묘사와 설명은 글에 공간이나 배경은 보지 않게되고 오로지 글속에 인물과 심리상태에 집중하게 합니다.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만 당연할 수 있다고 수용하는 나와는 다르게 주인공은 은어낚시통신이란 모임으로 인도해가는 여인과 다시 만난 김청미란 인물에의해 자신이 가진 표출하지 못했던 영혼, 시간의환상, 기억의오류, 금지된회귀에 대한 본질을 점검하고 막연한 불편함을 확인하고 당연함을 변화해보려는 내적갈등을 겪습니다. 물론 적극적인지 못했고 번뇌하며 수동적인 자세의 불안한 감정이 계속 묻어 납니다. 인물에 집중하게 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주인공과 내가 동일시되어 완전한 감정이입과 몰입으로 눈이 글을 읽어 내려가는 속도보다 마음과 머리에서 뭔가 작동되어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과부하가 걸린듯, 하 ~ 숨가쁜 내용이 아닌데 숨이 찹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은어낚시통신은 윤대녕 작가의 첫번째 작품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체 단편들의 인물이나 상황은 다르지만 주인공은 하나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고 그 주인공은 작가 자신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섬세한 묘사와 감정터치와 동시에 차가운 냉정함과 절제된 건조함은 주인공이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알수 있었지만 내가 작가를 훔쳐보기라도 한듯한 얼굴의 붉어짐을 느끼게 합니다. 횡으로 종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다른 인물을 만나는 과정은 하나의 선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그림을 그리게 하는데 그 과정은 따뜻한 회귀가 아닌 차갑고 복잡한 감정의 선들을 연결해야하는 멈출 수 없는 작가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은어낚시통신이란 폐쇄적인 모임의 공간으로의 초대는 작가가 깨고 나와야 하지만 그가 가진 현실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마음의 탈출구를 표현한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은어낚시통신이란 모임은 다른방식의 마음의 탈출구를 표현한건 아닐까요

실제 작가가 느꼈을 어지러운 시공간은 언뜻보기에 멈춰진듯 정적이 느껴지지만 말없는 경고까지도 느낄 수 있는 긴박감도 함께 합니다. 여기서 작가의 문체의 특성을 다시한번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하지 않은 움울함과 고독감을 표현하는데 뻔하지 않고 아름답기까지해서 손을 놓을 수가 없고 불편하지만 문장에서 그 깊이를 파헤쳐 보고 싶어집니다. 절망적이지만 간절한 영원회귀, 목숨건 귀소를 보여주기 위해 나를 완전하게 벗고 보여주는 표현들도 매력적입니다.

영원회귀, 목숨건 귀소는 복잡한 심정을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은어라는 소재는 작가가 돌아가고자 하는 본질임과 동시에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아무렇지 않게 표현될 수 있었던 소재였던거 같습니다. 작은 자신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듯한 은어로 대신했지만 내면은 바다고래와 같은 큰 존재감이 보여 소재의 생생함이 컷던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의 시대 배경과 사건을 읽고 알아가고 큰 사건으로 시대를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은어낚시통신]을 통해 그 시대 진짜 주인공 [인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힘들지만 멋진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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