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끄적이는 걸 좋았지만 가끔 드는 생각이 세상에서 제일 쓰기 힘든 글이 일기이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거다. 특히나 소설처럼 멋지거나 처절하거나 인상적이거나 청순하거나 등등의 주인공도 아닌 나의 이야기와 내 주변 이야기에 누가 그리 관심을 가져줄까 하는 멋쩍은 생각이 들 때면 매일 쓰는 감사일기나 메모를 빼곡히 넣은 다이어리가 수줍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처음 읽어보는 무레 요코의 책은 지독히도 평범한데 자극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추억이나 번잡하지 않은 일상에서 사람을 공감하게 하는 글들을 서스름없이 쏟아내는 매력은 읽은 내내 우유처럼 벌컥 벌컷 때론 처음 먹어보는 신 메뉴를 꼭꼭 씹어 음미하듯 읽을 수 있었고 다 읽고 나선 '아 속 편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