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편소설

꼬마대장 2022. 9. 5. 01:59
반응형

SNS 팔로워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도서입니다.

추천도서 -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유명한 작가의 영화로도 제작된 멋진 소설이었는데 꼬마수다는 이제야 읽게 됩니다.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다는 추천작이었기에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 도서는 말 그대로 손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꼬마수다도 향수를 입는 걸 좋아합니다. 뿌린다는 표현만으로는 매력적인 향수를 다 표현할 수 없어 입는다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좋아도 하지만 향수를 바꿀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의 변화는 날씨에 따라 철에 따라 바꿔 입는 옷과 같다는 생각을 하고 향수가 갖고 있는 효과에 깊은 매력을 느낍니다.

주인공 그루누이도 꼬마수다가 평소에 갖고 있던 향기, 향수에 대한 생각과 교차되는 부분이 있어서 더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주인공 그루누이는 후각에 천재성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루누이는 환경이나 인물에 대한 냄새를 맡아서 사물의 행동을 예상하고 감정과 직업을 구분하는 천재성을 갖고 있습니다. 성장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냄새로 기억하고 필요에 따라 그 냄새를 회상하고 조합하여 자신의 추억이나 감정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린 그루누이의 태생부터 살펴보아야 그루누이를 좀 더 이해하게 됩니다. 시장바닥에서 생선을 팔던 엄마에게서 태어난 그루누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손에 생선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운명이지만 쩌렁쩌렁한 울음소리로 자신을 알리고 사람들 손에 구해져 강한 생명력을 연장합니다. 아이를 유기한 엄마는 사형을 당하고 그루누이는 고아원에 보내져 보모의 손에서 자라게 됩니다. 하지만 냄새 천재 그루누이 자신은 정작 냄새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기가 가지는 체취조차 없어 없어 마녀, 악마로 취급받기도 하고 내성적인 성격은 자라면서 점점 그를 작게 만들고 자신만의 세계에 가두어 다른 사람과의 공감능력을 결핍시키게 됩니다. 자신의 향기가 없다는 것 어쩌면 그건 투명인간과 같을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갖게 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주세페 발디니의 도제가 되고 조향사로서 재능을 발휘하고 뛰어난 향수를 개발하며 향수의 원료를 추출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신의 존재를 객관화하여 증명하는 도제증명서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향수의 원료를 추출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을 증명하는 자격을 가졌고 상대방에게 부도 안겨주고 자신이 만든 향수로 사람들에게 추앙받고 만족감을 주는 존재가 되지만 그 누구도 인간 그루누이에 대한 관심은 없고 그루누이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람도 없다는 부분을 짚어 보고 가야 합니다.
그루누이는 자신의 체취도 없지만 존재감도 없고 자존감도 바닥입니다. 또한 태어나 자라면서도 사랑이란 걸 받아 보지 않았기에 사랑의 감정도 알지 못합니다. 그리말의 도제 시절 이미 매력적인 체취에 끌려 찾아가 자신도 모르게 어린 여자 아이를 살해하고 그 향기를 맡고 기억하는 일은 훗날 그라스에서 연쇄 살인극을 벌이는
그루누이가 갖게 될 불행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향기와 감정을 혼동하는 모습입니다. 사랑의 감정이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는걸 알 수 없는 그루누이는 감정을 향기로 쟁취하고 자신이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소유물로 인식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의 냄새에 파묻혀 있는데도 어떤 방법으로도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없었기에 자신에 대해 하나도 알 수 없다는 공포를 갖게 되었고 인간이 가진 냄새는 거짓과 탐욕의 산물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더 나아가 교회에서 나는 냄새는 신이 가진 초라한 냄새이며 초라하다 못해 악취라고 표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신이 가진 향기조차 부정하는 부분은 프랑스혁명과 계몽주의를 거쳐 유럽에서 삶의 주체가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지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신조차 부정하고 배척하는 모습을통해 인간 그루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향기를 통해 신처럼 아니 신보다 더 자유롭게 인간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한 향기를 만드는 시도를 합니다. 매력적인 향기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향기를 보전하는 방법을 배우고 오만한 태도로 동물을 통해 향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사람을 죽인 후 신처럼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향기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아무런 죄책가 없이 하는 그루누이 입니다. 이런 과정을 작가는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스토리로 진지하면서도 긴장감이 가득하게 전개합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향기를 만들었습니다. 일단 그 향기의 냄새를 맡기만 하면 그를 좋아하지 않고는 결딜 수가 없게 될 것이고 그루누이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고 그루누이는 전지전능한 냄새의 신이 되어 인간을 지배하고 신뢰감을 갖게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향기에 열광하고 반응하는 행동이지 인간 그루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아니라는 점에 그루누이는 철저하게 절망하고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내재된 열등감과 외로움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결국 그루누이는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의 몸에 자신이 만든 가장 매력적인 향수를 붓고 갑자기 환한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아름다움이 퍼져 나가게 하여 사람들에게 자신을 먹게 만드는 자살로 글은 마무리됩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향수를 입혀 군중 속에 자신을 던져 희생한 그루누이의 마지막 모습은 가장 인간의 내면에 초라하지만 최선의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충격적인 결말이긴 하지만 작가가 거짓으로라도 자신을 꽤 괜찮고 사랑스럽게 보이려 노력하는 인간의 욕망을 마지막까지 극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보입니다. 결국 인간 그루누이는 자신을 버림으로써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살인까지 저지르면서 욕망을 채웠지만 욕망만으로는 자신이 진정받아보고 싶은 사랑의 감정은 받지 못했던 그루누이의 모습은 신을 부정하면서 인간의 존재를 알리려 했던 시대상과도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향수는 멋진 냄새를 남기지만 결국은 사라집니다. 개개인의 췌취는 항상 존재하지만 일상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럽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냄새는 가장 미세하지만 차이가 있고 분명하게 구분하는 재료입니다. 이 재료로 인간과 신의 영역을 비교 표현한 결말에서 꼬마수다는 작가의 천재성도 보게 됩니다.
정말 매력적이고 몰입감이 최고라는 말만이 남는 소설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