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우리시대의 소설

최은영 소설 쇼코의 미소 입니다.

꼬마대장 2021. 10. 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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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이나 경험에 대해 우리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극히 조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에게 끔찍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쇼코의 미소는 누군가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나도 누군가가 되어 이입되고 인물과 자신을 대칭시켜 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큰 슬픔이 느껴졌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일까를 생각하게 했기에 주저 않을 만큼의 사색보다는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입장 바꾸기를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시대의 소설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

소유에게 쇼코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한국에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학교의 교환학생으로 와서 일주일간 소유의 집에 머물게 된 쇼코, 늘 그렇든 장소와 시간보다 중요한 건 누굴 만났고 어떤 영향을 받는가에 무게를 두고 만남에 관련된 기억을 만듭니다. 소유의 집에 머물게 된 쇼코는 '언젠가는~ '이라는 미래 가정의 희망과 꿈을 표현하는 아이였고 쇼코가 머물렀던 일주일 동안 집에 이상한 활력이 돌게 하는 아이였습니다. 소유는 쇼코를 좋아했고 영화를 좋아하는 소유는 작가나 감독 같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쇼코의 말이 마음에 분명한 자국으로 남을 만큼 말에 힘이 있는 쇼코를 신뢰했던 거로 보입니다. 쇼코는 세상은 넓고 우리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말했던 단단한 아이이기도 합니다. 그런 쇼코를 다른 관점에서 좋아하고 우정을 쌓는 소유의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일본인 쇼코와 친구로 가까워졌다고 말하기에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소유입니다. 소유의 가정은 엄마, 할아버지, 소유로 구성되었고 단란해 보이지만 연결고리가 하나도 없어 보이는 냉랭한 분위기의 가족입니다. 자신에게 옷 한번 껌 한 통 사준적이 없고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 할아버지는 일본어로 쇼코와 대화하고 웃음을 보이며 가족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엄마를 살짝 질투를 느꼈다고 했고 소유는 자신과는 다르게 대하는 할아버지를 어색해합니다. 일주일이란 시간이 흐르고 쇼코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고 이후에도 편지로 서로 소식을 주고받는데 친구가 된 할아버지에게는 밝은 일상을, 소유에게는 어두운 생각을 표현하는 편지를 보내와 소유는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다가 쇼코에게 편지가 오지 않게 되고 가족을 연결했던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처럼 소유와 엄마와 할아버지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쇼코의 등장이 소유의 가족에 유연한 연결고리가 되었던 1막이었다면 성장 후 독립한 소유가 잊고 있던 가족과 연결되는 시점에 다시 등장하는 2막의 쇼코가 있습니다. 소유는 그리워하던 쇼코를 일본으로 직접 찾아가지만 예전의 쇼코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쇼코가 편지를 하지 않을 무렵부터 느꼈던 이상한 공허감이 느껴지고 퓨즈가 나간 것 같은 모습에 상처를 받고 돌아옵니다. 쇼코를 만나고 돌아서는 과정에서 작가는 현재에서 과거를 불러오지 않고 과거와 현재의 두 이야기를 병행하며 이끌어가는 구성으로 과거는 과거대로 긍정했고 현재는 현재대로 긍정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상처와 관계에 대한 감정의 깊이와 모양은 담담하지만 크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인만 가질 것 같은 우울, 감정의 모호함, 상실과 허탈감 등을 직접적인 단어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상황과 대화로 그대로 누구든 가질 수 있는 것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쇼코를 통해 소유의 상태를 투영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쇼코의 편지가 더 이상 오지 않고, 소유의 할아버지는 투병생활을 하고 소유는 알지 못한상태서 갑작스럽게 자취방으로 찾아온 할아버지에게서 자신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게 보이려 노력했던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할아버지의 투병과 임종을 맞으면서 남 같이 느끼고 미워했던 엄마도 알게 됩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갑작스러운 전화로 다시 만나 쇼코와 할아버지가 주고받았던 편지를 받게 되면서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가족을 이해합니다. 예전의 쇼코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가졌던 잘못된 편견을 짚어보면서 쇼코도 이해하는 과정이 보입니다.
쇼코는 소유 가족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봅니다.
쇼코의 미소는 우리 이야기입니다. 가족이 투닥거리는 이야기를 누가 쓰겠는가 싶지만 그런 글들을 쓰지 않으면 중요해 보이지 않게 됩니다. 방법은 다르지만 계속 써야 중요해집니다. 실제 쇼코의 미소는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집단에서 쇼코라는 인물을 매개로 배려하지 않는 무관심으로 서로 상처와 외로움에 아파하고 병들어가고 있음을 모르고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돈 이야기도 현실적으로 조금 비추기도 합니다. 돈은 꿈을 펼치는 밑바탕이고 가족 구성원들 모두 말은 하지 않지만 돈을 버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자신의 꿈과 희망을 내려놓고 지쳐있던 자신의 모습을 타인을 대하듯 방관하고 살아왔음을 말해줍니다.
단순한 흐름처럼 보이지만 폭이 넓은 책입니다.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하고 내재적으로는 자신의 재능과 현실에서 싸우는 개인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인물들에 대해서 책임지는 모습은 아닙니다. 쇼코를 배웅하는 출국장에서 예의 바른 웃음으로 나를 쳐다보는 쇼코를 볼 때 마음이 어린 시절 쇼코의 미소를 보았을 때처럼 서늘해졌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해결 안 되고 반복될 수 있는 감정, 오해, 불안, 상처는 계속될 것이고 새롭게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람들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를 던져주는 구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때 다시 쇼코라는 인물을 다시 만들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쇼코의 미소]에 다른 단편들 감정선은 비슷하지만 역시 조미료를 뺀 음식처럼 담백하게 맛깔스럽게 이야기하는 작가를 볼 수 있습니다. 꾸밈 없이 직설적이지 않지만 여운이 많은 글들이기에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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