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이미예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입니다.

꼬마대장 2021. 9. 26.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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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꿈은 꾼 꿈을 현실로 가져와 해석하는 수동적인 생활 현상의 재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꿈에 대한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만으로 꿈에 대해서 자유롭다고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예 작가의 글은 꿈에 대해 동화처럼 소원을 빌면 이뤄주는 요정, 램프, 방망이, 구슬 등이 도와주지 않고도 인간을 한단계 위에 선상의 피조물로 놓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독특한 발상의 능동적인 소설입니다.
수면상태의 사람들이 마을에 입장해 마을의 중심부에 있는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구매합니다. 많은 꿈 상점들 중에서도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은 특별하게도 '시간의 신과 세 제자들의 이야기' 중 세 번째 제자가 신이 주신 것과 제안에 따라 만들었다는 최초의 꿈 상점입니다. 첫 직장으로 너무도 간절하게 들어가고 싶었던 페니는 달러 구트의 꿈 백화점에 입사하고 달러구트와 다양한 손님들을 접하고 꿈 제작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성장해가는 성장소설의 면도 보여줍니다.
달러구트는 깊은 통찰력과 경험으로 구매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꿈을 제안하는 카운슬러 역할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직접 자신이 원하는 꿈을 구매하여 꿈을 꾸고 다음날 이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가 느낀 감정의 절반을 후불로 꿈의 가격으로 지불합니다. 설렘, 호기심, 분노, 혼란 등의 가상의 감정 화폐로 거래하고 꿈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나 인지의 변화는 각자의 몫입니다. 페니의 말처럼 '꿈의 역할은 거기까지,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이 꿈입니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은 현실의 여러 가지 요소를 무작위로 섞어 제조한다라고 했듯이 꿈은 회화적입니다. 꿈에서 변형되어 그려지는 부분들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람과 소품들로 거기에 대한 상상력이 꿈으로 그려집니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은 특별한 갈등이나 사건 없이 상황에 대한 상상력과 인물들의 이해와 성찰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눈여겨볼 소품이 계속 이야기됩니다. 바로 상자입니다. 꿈이 제작되어 담긴 상자는 소중한 비밀을 의미하고 하나하나 의미가 담긴 상징적인 소품입니다. 정리가 되어있기도 어질러져 있기도 하고 오래되기도 한 상자들 하나하나는 주인공과 같아서 제작되는 과정과 내용물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소품입니다.


작가는 꿈은 각자의 이야기가 되고 개인적인 영역이지만 우리는 같은 꿈을 꾸며 살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것은 함께의 의미입니다. 글 내용 중 페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올해의 마지막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직원들의 연말 모임에서 나눌 수 있는 뻔한 모습을 그렸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점이 표현된 중요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꿈에 대한 상상력을 통해 우리가 꾸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꿈으로 연결시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모습처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에 달러구트와 야스누즈 오트라가 꿈 백화점의 한 손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타인의 삶'이라는 꿈을 출시하는 내용도 일맥상통한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수년전 직장에서 일어난 상황의 한 장면을 최근까지도 꿈을 꾸는 사람입니다. 오랜 시간 꿈에 갇혀서 지내고 있는 내 모습이 가끔은 불안했기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더욱 마음에 와닿은 책이었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힐링 판타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책이었고 맛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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