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우리시대의 소설

윤홍길 장마

꼬마대장 2022. 10. 26. 14:31
반응형

 

우리시대의소설 윤홍길 장마 

1973년 발표한 장마는 작가에게도 한국문학사에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1인칭 시점의 서술자 ' 나 '의 집에 남북 전쟁로인해 '나'가 살고 있는 친가에 외가가 피난을 와 양가가 한집에서 살게 됩니다. 나에게 친가의 삼촌과 외가에 외삼촌이 함께 공존하면서 비친 두 삼촌의 모습은 서로 너무도 다른 성격이지만 잘 어울려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 이념 차이로 외삼촌은 국군에 입대하고 삼촌은 공산당을 지지하며 빨치산으로 산속에 숨어들게 됩니다. 어느 날 외할머니는 완두콩을 까면서 자신이 간밤에 흉몽을 꾸었고 한 번도 나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외삼촌의 전사 소식을 접하고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한편 빨치산이 된 삼촌이 어느 날 밤에 몰래 집을 찾아왔던 사실을 초콜릿을 주는 경찰의 꼬임에 넘어간 내가 삼촌의 소식을 전하게 되고 그 결과 가족들과 아버지가 고초를 겪게 되어 집안에서 나는 죄책감을 갖게 되고 숨죽여 지내게 됩니다.
공산당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외할머니는 공산당을 저주하고 아들이 빨치산인 친할머니는 외할머니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장맛비처럼 음울한 가족 분위기 이어집니다. 언젠가는 공산당이 다시 내려오면 빨치산으로 숨어 지내는 삼촌은 돌아오겠다는 희망을 갖고 자수를 하지 않고 행방을 알 수 없는 가족은 전쟁이 심화되면서 삼촌이 죽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점쟁이에게 점을 봅니다. 삼촌이 돌아온다는 날짜와 시간을 받아 오지만 끝내 삼촌은 돌아오지 않고 동네 돌팔매질에 쫓겨온 구렁이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면서 친할머니는 쓰러지게 됩니다. 윤회, 환생을 믿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의 모습이 보이는 부분으로 외할머니는 친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우고 장만한 음식을 구렁이에게 받치면서 구렁이를 집안에서 몰아냅니다. 의식이 돌아온 친할머니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외할머니와 갈등이 해결되지만 친할머니는 일주일 후 돌아가시게 되며 글은 마무리됩니다.
다른 사건처럼 보이는 두 가족의 이야기가 끊어져 보이지만 세월이 지나도 다시 반복될 수 있고 하나로 보여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비극적입니다. 장마라는 소재와 전쟁 속 가족이란 틀을 가져와 샤머니즘, 토테미즘으로 결말을 맺는 정서를 이야기했지만 작가가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진짜는 분단으로 인한 민족의 처참함입니다. 전체적인 서술은 어린 나의 시점으로 세밀하고 꼼꼼하게 기록하여 읽는 내내 서술자 나에게 감정 입되어 긴장되고 공포스럽기까지 했고 시선을 서술자인 어린 나를 따라다니게 만들면서 독자들에게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갈등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아이의 눈을 통해 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적용되어 괴롭히는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어떤 형대로 어떻게 고통받을 수 있는가를 보여줌으로 인간이 얼마나 작고 시대의 수난 속에서 보잘것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순환을 하는 존재인가를 가족이란 구성과 장마라는 전체 표제로 보여주는 뛰어난 구조의 소설입니다. 계절의 한 절기 장마를 인격적인 개념으로 보면 장마는 어둠과 탄식이고 시간이 지나 모든 것을 씻어주고 덮어주고 지나가는 인정과 같은 의미입니다. 전쟁이 발발한 그 시절 우리 민족이 살아가는 바탕에 변함없이 지켜봐 주고 순화시켜주는 동력의 배경에 늘 같은 모습으로 있던 시간과 계절 장마라는 소재로 시작과 끝을 대신하며 사용한 건 작가의 예리하고 탁월한 공감력과 영감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또한 인간에게 가장 슬픈 이야기를 가족이란 구조로 특정한 사건에 대입하여 순리적으로 풀어냈고 고단한 삶을 너무도 잘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글 속에서 소재에 대해서도 특징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도구를 잘 사용하는 장인처럼 장마, 완두콩, 초콜릿, 보리 등은 글이 전개되기 전 복선을 암시하는 소재로 잘 쓰였습니다. 완두콩을 까는 마음이 무상무념의 외할머니의 마음이었고 싹이 나는 완두콩에서 갈등을 암시할 수 있었습니다. 순수한 아이에게 자극적인 유혹으로 다가온 경찰이 준 초콜릿 또한 까만 속내를 숨긴 것과 같은 색깔의 초콜릿은 누구도 유혹을 이기지 못했겠구나 싶기까지 합니다. 특히 전반부와 후반부에 큰 맥락의 중심에 나오는 구렁이의 이야기는 의미가 큽니다. 첫 번째, 원치 않지만 집안에 함께 살아간다는 구렁이는 가족 한 사람의 삶처럼 보이고 구성원처럼 보입니다. 두 번째, 가족들의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관찰자의 모습입니다. 집 주변에서 모습과, 늦은 밤 소리로 그 존재를 계속 알려오는 구렁이는 두 집안에 일어나는 일드를 모두 관찰하고 사건을 암시합니다. 세 번째 할머니가 보고 기절하고 외할머니가 친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워 집 밖으로 내보낸 구렁이는 삼촌이란 인물의 또 다른 환생 물로 생각되는 모습입니다.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대했던 마음만큼 충격적인 모습과 타이밍 적절한 하게 집안으로 들어온 구렁이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삼촌의 애환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내는 소재로 충분했습니다.
너무도 잘 알려지 있기에 읽는 내내 개인적인 생각을 넣을 부분이 있을까 읽고 또 읽고 살피고 또 살펴보지만 윤홍 길의 장마는 단점이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몇 자 적는 나의 이야기는 다른 견해가 아닌 책을 읽은 독자로써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과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방향성을 체크해보는 의미입니다. 장마에 같이 수록된 윤홍길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탄탄한 스토리와 손댈 데 없는 깔끔한 구성이 탁월하여 다 읽고 나서는 든든한 식사를 대접받은 느낌이었기에 같이 읽어 보기를 추천해 봅니다.
의 소설 황석영 장편소설 손님 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