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우리시대의 소설

김훈 칼의 노래

꼬마대장 2022. 8. 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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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소설 50에 소개되었는데 이제야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게 됩니다. 

김훈 장편소설 칼의노래

십자가를 긋고 고해성사를 하는 마음처럼 이순신의 자전적인 독백을 통해 그려낸 듯한 소설 '칼의 노래'입니다. 읽는 내내 숨 막히게 절제된 묘사와 간결한 문제로 그려낸 김훈 작가의 서사적인 글은 읽는 이를 압도합니다. 꼬마 수다는 처음 경험하는 문체였고 감정이었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산도 대첩 이후 백의종군 후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까지의 2년의 시간동안 보여준 이순신의 처절하고 절제하며 느꼈을 외로움, 두려운, 그리고 임금에 대한 연민과 가족을 지켜주지 못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미안함에 대한 감정들은 절규처럼 느껴집니다. 정치적인 배경이나 외부의 침입을 배경으로 인간 이순신이란 인물 내면에 집중한 글입니다. 

하나하나 묘사된 폐허의 전장터의 풍경과 인물들을 상상하면서 꼬마 수다는 읽는 내내 헛구역질을 하며 수시로 찾아드는 비릿함과 수시로 찾아드는 바다의 파도 소리가 이처럼 서럽고 슬픈 철썩거림으로 그려지기는 처음입니다. 슬픔과 외로움의 깊이가 다 헤아려지지 않고 죽지 않고는 끝날 것 같지 않은 비장감에 맘 놓고 울 수도 없고 음식을 먹으며 숨을 쉬고 세상을 바라보는 이순 신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만 살 수 없었을 간절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나의 책임인 것처럼 무거워집니다. 

누구보다 전쟁속에서 살고 싶었을 테고 가족과의 평안한 삶을 갈망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운명이었을 겁니다. 자신에게 백의종군하게 하고 모진 고문을 했던 왕이 스스로 살기 위해 자신을 전쟁터로 다시 돌려보낸 건 자신보다 겁이 많고 책임질 것은 많지만 두려웠을 왕 '선조'였다른 걸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겁니다. 무능함이 죄는 아니지만 분명 비판받아야 하기에 일본과 명의 압박과 내부 신하들의 계속되는 요구와 눈치 속에서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을 거란 두려움이 컷을 선조를 보는 이순신은 애증과 함께 왕의 비운을 동시에 느꼈을 듯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압도적인 부분은 이순신 스스로의 죽음에 관한 생각과 묘사입니다. 아무것도 자신의 뜻대로 결정할 수 없지만 장수로써 죽음 만큼은 물 위 전쟁터에서 죽고자 결심했을 바람은 비장함의 절정입니다. 암울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고뇌에 찬 이순신의 모습이 밀착되어 표현되어 영화의 독백처럼 계속 귀에 맴돕니다. 다양한 바다 위 전투에서 스스로에게 수천번도 더 묻고 결심했을 자신의 죽음은 어쩌면 이 소설이 표현하고자 했던 이순신의 모든 것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퇴각하는 일본군과 명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선의 백성과 조선이 겪은 상처를 되갚아주는 마음으로 퇴각하는 일본군을 무섭게 몰아치며 격침하는 부분도 이순신의 승리에 대한 욕심이 아닌 자신의 죽음에 대한 비장한 준비의 과정이었을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전쟁을 쉽게 생각하는 조정을 향한 이순신의 결단과 반발심의 표출이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묘사와 순간순간의 감정의 교차를 미사여구 없이 미세하게 그려낸 김훈 작가의 간절하고 전형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장중하고 가장 인간적인 이순신의 완벽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제목을 살피며 마무리합니다.

'칼의 노래'는 칼의 정의롭고 단순하고 순결함의 상징적인 의미에 베어지지 않는 적들과  벨 수 없는 조선의 잘못된 조정과 임금에 대한 이순신이 느끼는 상태의 비장함을 느끼게합니다.  인간으로서 장수로써 한집안의 가장으로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에 끊어 오르는 이순신의 복잡했을 심정을 칼만이 알고 같이했고 울어주었을 거란 생각입니다. 

이순신의 위대함이나 성공적인 전투나 절망적인 전쟁 상황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닌 이순신의 삶에 대한 김훈 작가의 깊은 사랑을 느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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