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되면 최문정 작가의 또 다른 소설 <<바보엄마>>를 꼭 읽어 봐야겠습니다.
[AVENGE 어벤지]_ 파란 선글라스의 반투명 검정 이미지도 인상적이었고 책의 스토리도 자극적이고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기 쉬운 주제의 전개임에도 과학적이고 철학, 성경, 함무라비법점, 고전 등 인문학적인 요소를 어떤 책 보다 잘 이용하였다는 점에서 작가의 직업, 생각, 또는 평소 관심사가 유추되거나 상상하게 되는 매력적인 스릴러 형식의 책이었습니다. 이런 주제로 스릴러를?
'그것들이 살아서 고통과 절망으로 무너져가는 것, 그것이 나의 새로운 꿈이었다.'
27페이지의 청소부로 불리는자의 독백에서 피해자들이 한평생을 느끼며 살아갈 고통을 유추해 보게 됩니다.
과연 푸른눈의 청소부가 누굴까 추리해 가며 결말이 궁금해 읽게 되는 책이려니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제삼자의 눈에 비치는 비현실적이고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시원하게 대신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문제의식을 갖게 합니다.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 당사자에게 가장 먼저 해주는 말이 '"네 탓이 아니야.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입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입장이되고 한편에서는 비난의 대상이 됩니다.
법에 의한 심판을 기대해 보지만 법이 정해주는 죄값만으로는 인면수심 사건으로 인한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았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하는 복수는 현대 사회에서 불법이고 또 다른 범죄의 유형일 뿐이란 걸 잘 아고 있기에 청소부라는 익명의 인물이 대신해 가해자들을 찾아가 피해자가 겪은 모양대로 복수를 해주는 모습은 진정한 복수일 수 있다는 공감까지 하게 합니다.
또한 성폭행 피해를 두려워하는 여성의 마음을 이해했고 가장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성폭행과 가정폭력 범죄를 그대로 가져온 소설이었기에 더 분노할 수 밖에 없었고 청소부를 찾으며 겪는 형사들의 어지러운 감정도 우리 스스로에게 비춰볼 수 있었습니다.
52페이지에 '나쁜놈을 벌했다고 해서 선한 사람은 아냐. 그저 나쁜 놈보다 더 강한 놈일 뿐이지. 악에 맞서 싸운다고 해서 선이라고 착각하지 마, 오히려 더 거대한 악일 수도 있는 거니까'는 형사 민수의 말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며 범죄자가 처벌받음이 마땅하다는 희성의 이야기도 모두 공감됩니다. 책은 아주 쉽게 읽히지만 선과 악 그리고 그사이 혼란스러운 감정선은 굵직하게 다가옵니다.
청소부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괴물이야'라고 이야기하며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건들의 처시작이 과연 어디서, 누구로부터 였을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죽음 앞에서조차 피해자인 척 너는 괴물이야라고 말하는 아버지가 진정한 괴물이었고 모든 성폭력, 성폭행 가해자의 대변자의 모습이 분명했지만 전혀 반성하는 모습이 없는 아버지입니다. 바로 아버지의 모습으로 가장한 진짜 괴물들을 작가는 청소부를 이용해서라도 다 벌주고 싶었을게 분명합니다.
진짜 괴물 밑에서 가장 약한자의 모습에서 괴물이 되기 위해 노력했을 청소부를 생각하게 됩니다. 괴물보다 더 괴물이 되기 위해 얼마나 더 독해져야 했고 고통스러운 정신세계를 지키며 살아왔을걸 생각해 보고 지금도 괴물에게 당해서 진짜 괴물이 되고 싶다며 울고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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