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츠지 히토나리 저서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입니다.

꼬마대장 2023. 3. 5.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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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돌아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나는 도서는 처음이어서 도둑 눈물을 얼른 훔치고는 대출을 해왔답니다.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

제목을 보는 순간 책이 가져다주는 마음을 전달받았다고 할까? 아무튼 처음 느껴보는 오묘한 감정이 식기 전에 읽기 시작해서 마치는 순간까지 작가의 멘트와 태도와 감성에 한 줄도 공감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꼬마수다네 아이는 소화기관의 문제로 음식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하고 체중이 늘지 않아 힘들어 하면서도 몸이 조금 나아지면 가장 먼저 먹고 싶어 하는 요리로 늘 토마토 스파게티를 꼽습니다. 화이트 스파게티도 맛있는 걸 알지만 유지방이 들어간 음식은 소화를 하지 못하니 늘 참아야 했고 제외시켜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음도 엄마는 잘 알지만 모른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했어요.

조금 더 건강해져서 주관적으로 자신의 하루 하루를 계획하고 살아내는 아이는 오늘도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며 '해줄 수 있으세요 '라고 물어 옵니다.

'암만, 네가 맛있고 행복하다면 엄마의 수고로움과 솜씨의 부족함은 극복해 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단다'

오후에 조금 늦은 점심으로 시금치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었어요.

스파게티면은 시간에 따라 식감이 많이 달라지니 자신이 좋아하는 식감의 시간을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아이와 꼬마수다는 8분을 삶아낸 면으로 맛있게 만들어진 소스에 직접 넣어 볶아내어 불지 않으면서 부드러워지는 식감을 좋아합니다. 소금 ½T를 넣어 깨끗하게 삶아낸 면을 볼 때면 너무 하얗지도 너무 흐늘거리지도 않는 시간을 잘 지켜낸 면에서 정갈함도 배워봅니다.

면을 삶으면서 소스를 같이 준비하면 시간도 줄여 효율적이고 면이 불지 않아 원하는 면의 식감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데 동시에 준비하면서 계산에 의해 빠듯하게 준비하는 건 힘든 일이 아닐까 염려도 해보지만 작가도 이야기하듯이 모든 순간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꼬마수다네 스파게티는 많은 재료를 넣지는 않아요.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져며 볶아 마늘 기름을 만들고 다진 양파를 듬뿍 넣어 노릇해질 때까지 타지 않도록 뒤적여 줍니다. 이후 아이가 좋아하는 베이컨을 넣어 쫄깃해지는 식감으로 베이컨이 말리면서 구워질 때까지 같이 볶아 줍니다. 많지는 않지만 재료를 볶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기하게도 순서가 바뀌면 풍미가 달라지고 맛이 확연하게 틀려지는 걸 경험합니다. 모든 음식에 적절한 시간에 각 재료마다 정성을 부어주어야 하듯 모든 사람과의 순간에 필요한 게 각각 다르겠구나 생각하게 합니다.

볶아진 재료에 면수 5숟가락정도를 넣어 뒤적이다가 토마토소스를 적당량 넣어 섞어 주는데 간혹 냉장고에 토마토가 있으면 데쳐서 껍질을 벗겨 뭉텅뭉텅 썰어 같이 끊어 주기도 합니다. 뭉근해진 소스가 끓어오르면 동시에 삶아낸 면을 같이 섞어줍니다. 

이때 꼬마수다는 오븐을 사용하지 않고 철제 그릇을 미리 데워 소스와 볶아낸 스파게티를 담아 아이가 가리지 않고 잘먹는 야채 시금치를 채쳐서 올리고 모차렐라 치즈 소량을 올려 뚜껑을 잠시 덮어 줍니다. 

잠시  후 온기를 한껏 품은 스파게티는 사진처럼 먹음직스런 모습으로 식탁 위에 올려집니다. 

토마토 시금치 스파게티

아이나 어른이나 예쁘게 잘 차려진 식사를 준비해주면 자신이 대접받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간단한 요리지만 가장 큰 행복과 만족감을 요리한 자와 대접받는 자 모두 느끼게 되는 순간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모든 레시피에 너무 따뜻하게 이야기합니다.

츠지 히토나리가 아들에게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 평범한 화법을 이용해 아들과 자신을 살려낸 음식레시피들을 소개하며 자신이 싱글대디로써 가졌을 깊은 고뇌와 성찰을 이야기합니다. 이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꼬마수다에게는 너무도 와닿아 풍경으로 그려지면서 마음껏 책을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것, 망설이고, 멈춰 서곤 하면서 가장 행복해질 길을 선택하는 것, 최종적으로 나를 행복하게 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너무 확실해서 자신을 기준에 가두지 말고 대체로 대략, 그렇게 인생을 완성해 가라고 합니다. 인생에는 절대 지름길이 없기에 자기 행복을 그리며 가다 보면 반드시 도착하는 장소가 있을 거라 말합니다. 인생을 요리게 비유하며 자기 행복을 그리며 가기 위해 더 풍요롭게 해주는 요리법들을 따라가다 보면 몇 번의 실패 끝에 적당한 시간을 찾기도 하고 질기고 단단한 것들도 끓이면서 물러지듯이 자신의 인생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좀 더 유연해지고 행복해지는 인간관계 과정도 알아가게 된다고도 말합니다. 

싱글 대디로 아이와 함께 하던 초기 말수도 적어지고 표정도 어두어지는 아들을 위해 시작한 음식, 쉬운 결정은 아니었겠지만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곯아서 후벼지고 벌어지진 상처를 치유하듯 부자의 정신과 육체에 난 상처부위가 재생되고 아물도록 하기에는 행복한 기운과 영양가 있는 음식만이 상처부위에 새살이 오르도록 도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거운 에세이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책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껏 힘을뺀 작가의 솔직하고 명랑하고 유쾌하기까지 한 그러나 중심이 있는 음식 이야기는 분명 많은 말보다 더 세련되고 책을 읽은 누구든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맛있는 하루가 쌓이고 쌓여 행복했던 날들로 기억하는 마법의 시간들은 나도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는 희망을 불러오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음식 레시피로 만들어 선보이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민트와 잣을 곁들인 메밀국수 샐러드'는 음식도 글도 가장 기억에 남고 조만간 다시 한번 열어 보고 음식도 해 주려 합니다. 

다시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울컥 눈물을 흘렸던 순간을 기억해 봅니다.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누가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누구든 이책을 읽는 분에게 기대 이상의 힐링의 시간이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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