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초록 색상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안정감에 이 책이 아버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따뜻한 가족 사려니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유물론이란 무거운 소재들이 걸쭉한 사투리와 블랙코미디처럼 풀어져 나와 신선한 충격과 함께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첫 장을 넘기면서 이미 나의 당황스러움과 충격을 작가는 즐기기라도 하듯이 술술 풀어낸다. 나는 2년전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종종 떠올리곤 한다. 결혼 후 큰 사건도 없고 서울과 지방이라는 거리도 있었지만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 오롯이 정들만한 추억은 손톱 만치도 없을 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럼에도 시어머니가 기억에 남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하는데 [아버지의 해방 일지]를 읽으면서 어렴풋이 내가 시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