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수다 책장

SF 작가의 고전 SF 오마쥬 [책에서 나오다]

꼬마대장 2022. 6. 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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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2022년 부커상 최종 후보로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를 읽고 좀 더 다양한 SF의 시작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아래 링크는 지난번 꼬마 수다가  정보라 작가의 작품을 읽고 몇 자 끄적였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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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소설집, 저주토끼 : Cursed Bunny

표지부터 강력한 보색 대비 도서입니다. 제목은 섬뜩하고 호기심 갖기에 충분했던 도서입니다. 읽어 보면 SF 호러지만 현실과 너무 닮은 고민들과 인간의 본성과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들로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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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나오다

2022년 5월 출간된 새로운 기획 도서 '책에서 나오다'는 고전 SF 작품 중 7명의 작가가 선택한  작품을 오마쥬한 단편 모음집이라서 꼬마수가 책을 선택하려던 의도와도 잘 맞았습니다. 그럼 우선 꼬마수다도 어설프게 알고 있던 오마쥬의 정확한 의미부터 확인합니다. 

오마쥬(hommage)란 불어에서 온 말로 '경의의 표시' 또는 '경의의 표시로 바치는 것'이라는 뜻이다. 예술작품의 경우 어떤 작품이 다른 작품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일부러 모방을 하거나, 기타 다른 형태의 인용을 하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같은 어원의 영어 단어는 'homage'인데 이것은 철자와 발음이 다르지만 뜻과 쓰이는 용도에서는 같다. 이 오마쥬는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에도 쓰이며 특정 대상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점에서 패러디나 표절과는 다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작가들은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자신의 생각을 쓰고 표현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가 한 작품에 의해서 자극되는 그 순간이 아이가 어른이 되듯이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터닝포인트로 하나씩은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입니다.

과연 오래 전 쓰이고 알려진 작품에서 어떻게 다른 시각을 접목해 현재의 세상에 재미나게 쏟아 내줄 수 있을까 라는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한 소설들은 일부는 조금 난해했고 일부는 뒷페이지로 갈수록 집중하게 했습니다. 오마쥬로 시작했기에 부담이 컸을 법도 한데 이야기 결말들도 다양하고 뻔하지만은 않습니다. 

마냥 어리게만 느껴지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관계나 문제를 잘 인식하고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도 자신들이 처한 관계와 상황속에서 해결하려 시도를 하는 것처럼 작가들은 자신들을 처음으로 SF 세계로 끌어들였던 작품들의 경이로움과 함께 문제점들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전개마다 절실한 대범함과 한정된 세계에 대한 치열한 고민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냅니다. 오마쥬이다 보니 꾸준히 이야기되는 사회적 문제를 접목시킨 작품도 있지만 원작에서 발전된 상상적인 요소를 반영하여 인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작품도 있습니다. SF 소설을 접한 지 얼마 안 된 꼬마 수다에게는 오래전 생소한 이름들의 작가들이 의도보다는 오마쥬한 현재 작가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부분을 짚어보는데 집중하며 보았던 것 같습니다. 

책에서 나오다 목차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작품은 정보라의 [작은종말], 전혜진의 [푸르고 창백한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마지막 단편 박해울에 [안개 숲 순례자]입니다. 세 작품 모두 인간의 근원적인 삷과 욕구의 본질에 대하여 고민하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과학의 발전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읽다 보니 이해가 수월했습니다.

육적인 것은 나를 위하고 육신을 위하고 세상의 필요를 위한것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너무도 작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작은 종말'에서 몸을 기계로 바꾸면 더욱 강한 노동을 영위하며 살 수 있다고 광고하는 트랜스휴먼의 시대에 기계, AI, 로봇에 의존하여 편안한 삶을 지향하는 인간이 몸을 기계로 바꾸면서 생기는 상상만으로도 무서운 이야기는 죽을 것 같이 두려운 현실이  발전의 기회가 되고 새로운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겠는가를 물어보는 소설이었습니다.

정보라는 작가의 말에서 "종말은 가장 권력 없고 가장 가난하고 가장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찾아온다. 그러므로 차별과 혐오를 멈추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공존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부와 명예 그리고 기술로 상황을 조절은 할 수 있지만 다스릴 수는 없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같이 살던지 같이 죽던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과학의 발전을 긍정적이고 지배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도록 우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안개숲 순례자' 소설은 최근에 자주 등장하는 종말, 기계인간, AI 지배, 클론, 복제, 냉동인간 등 평범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몇 해 전 시청했던 '앨리스'라는 시간여행 드라마가 같이 떠올라서 좀 더 흥미롭게 읽기도 했는데요 '안개 숲 순례자'는 새로운 미스테리가 중반부까지 느껴지고 후반부에 깜짝 놀랄 만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로 그 중심에는 휴먼이 있어서 내심 안도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성경을 모티브로 한  전개에서 잠시 혼동스럽기도 했지만 결론은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인류애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과 답변을 동시에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푸르고 창백한 프로메테우스' 현실과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세계가 오버랩되는 지독한 상황으로 인한 내적인 갈등을 보여주는 여성이 이야기합니다. 정복욕과 자부심으로 주변 여성을 소유하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남성을 보면서 그 남성을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와 갈등 상황을 혼란스러워하며 주저하면서 상상의 괴물을 만들어 갑니다.

메리 셸리의 1818년작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배경에서 영감을 받은 전혜진 작가의 단편입니다. 여성 메리는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도 자신이 창조 중인 괴물과 사회가 투영된 듯한 결혼식장으로 들어가는데 결국은 SF 장르를 이용하여 인간이 가지는 다채로운 감정과 갈등, 고통, 고뇌를 그려내고 무력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대신할 무언가를 찾는 모습을 그렸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상상이나 과학으로 만들어낸 괴물은 결코 내가 될 수 없고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외에  다른 작품들도 개성이 있습니다. 현재 밝혀낸 과학적 지식들과 다른 옛 소설을 오마주하기도 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답이 없어 편견을 가진 시선으로 다루어 지기 쉬운 성과 관련된 문제를 로봇으로 풀어낸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번 소설의 특징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SF장르를 생각해보자는 의도와 스토리의 발전도 보여 주면서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것은 무엇인가를 과거의 소설을 되짚어 보면서 찾아보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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